- “9일부터수시 원서 접수 시작돼…논의 어렵다”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과 국가고시를 위한 서적이 놓여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조치를 ‘백지화’하라는 의료계 요구와 관련, 교육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9일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2026학년도의 경우 재검토할 수 있지만, 2025학년도는 오늘부터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됐기 때문에 논의가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가 시작된만큼 2025학년도 정원 조정에 대한 논의는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 입장이다.
구 대변인은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0으로 만드는 의사 결정을 다시 하면 교육부가 행정 처분을 해서 수시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며 “일정 연기에 따른 이익과 학생들이 받는 손해를 비교했을 때 학생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본안 심사에서 유리한 입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의료계 요구를 받아들여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백지화할 경우 우선 수시 일정을 미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의대 증원을 염두에 두고 입시 준비를 해온 수험생 등이 집행정지 신청을 걸어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에 법원이 교육부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이야기다.
의료계는 지난 1993년과 1996년 한의대 집단 유급 사태에 따른 입학 정원 감축, 2017년 경북 포항 지진에 따른 수능 연기 사례가 있는만큼 정원 재조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한의대 입학정원 감축은 대입 사전예고제가 도입되기 전이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포항 지진은 천재지변이라는 변수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같이 비교할 사안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019년 고등교육법을 개정해 ‘대입 4년 예고 제도’를 도입했다. 각 대학이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수험생이 수시 전형을 치르는 해의 전년도 4월 말까지는 확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만 대학 구조조정, 천재지변, 법률 개정 등의 사유가 있다면 예외다. 의대 증원은 이같은 예외 사항에 해당한다는 게 교육부 입장이다.
이날부터 각 대학들이 의대 증원이 반영된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 수시 원서접수를 시작한 가운데, 의협은 2025학년과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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