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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 조력자’ 나이비스 vs ‘423만 팔로워’ 미야오…‘신인들의 전쟁’
라이프| 2024-09-11 09:26
나이비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에스파의 조력자’ VS ‘423만 팔로워’.

나날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대형 기획사, ‘OOO 동생’ 수식어를 넘어 데뷔 전부터 ‘유명세’를 타야 K-팝 세계에서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엔 데뷔도 하기 전에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던 신인들이 줄줄이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요즘 가장 ‘핫’한 버추얼 아이돌부터 새로운 걸그룹 시장을 열 신인 그룹들이 속속 대기 중이다.

가상 넘어 ‘리얼 세계’로…에스파 세계관 찢고 나온 버추얼 아이돌

4세대 K-팝 그룹 에스파의 세계관 속 조력자였던 나이비스(nævis)가 이젠 ‘광야’(SM의 가상세계)를 넘어 현실 세계의 주인공이 됐다. SM엔터테인먼트의 1호 버추얼 아티스트로 전격 나선 것이다. 아무리 춤을 춰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아무리 노래를 불러도 숨이 차지 않는 ‘최강 아이돌’이다.

나이비스는 낯설고 생소한 신인 버추얼 아티스트가 아니다. 이미 데뷔 3년 전부터 유명 인사였다. 가상의 세계에선 에스파의 든든한 지원군이었으나 현실에선 ‘K-팝 강자’ 에스파를 등에 업고 강력하게 등장했다.

나이비스는 하염없이 빠져드는 ‘에스파 세계관’의 주역이다. 나이비스를 이해하기 위해선 에스파의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이비스가 이름을 알린 건 에스파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 속 ‘나이비스 콜링’이라는 가사 때문이었다.

나이비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에스파는 K-팝 업계 최초로 아바타 멤버와 함께 활동하는 걸그룹이다. 사실 이들은 총 8인조 걸그룹. 현실 세계의 멤버(카리나·윈터·지젤·닝닝)과 가상 세계의 ‘아이-에스파’ 멤버들이 함께하며 성장하고, 나이비스는 에스파와 아이-에스파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신들의 노여움을 받아 플랫에 봉인, 광야를 감시하는 역할을 했던 나이비스는 ‘신의 규율’을 깨고 플랫을 벗어나 에스파를 ‘블랙맘바’에게서 구한다. 그리고 그의 목표는 ‘리얼 월드’. 이게 바로 나이비스의 데뷔 세계관이다.

3년 전 설계된 세계관에 따라 데뷔한 나이비스는 신곡 ‘던’을 통해 자신을 억압했던 공간과 존재에게서 벗어나 자유를 향한 여정을 풀어낸다. SM 관계자는 “‘던’은 나이비스의 첫걸음을 상징하는 곡”이라며 “신비로우면서도 긴장감 있는 분위기와 웅장하게 몰아치는 신스 사운드가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의지를 담은 서사와 잘 어우러진다”고 귀띔했다. 가사엔 한 챕터를 끝낸 후(Done)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6월 에스파의 두 번째 단독 콘서트에서 깜짝 신고식을 치은 나이비스는 곧 세계관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도 공개할 예정이다. 나이비스의 본체에 대한 관심도 이전부터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이비스는 AI(인공지능) 보이스 기술로 목소리를 구현, 선배 버추얼 아티스트 ‘플레이브’처럼 본체가 알려질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오닛 [온마인드 제공]

나이비스 데뷔에 2주 앞서 또다른 신인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오닛((AEONIT)도 세상에 나왔다. 다섯 명의 멤버(새벽·찬유·레온·유안·우주)로 구성된 이오닛은 데뷔 싱글 ‘루모스(LUMOS)’를 통해 너와 내가 만나 세상을 밝은 빛으로 물들이겠다는 주문을 걸었다. 다섯 멤버와의 만남과 시작, 성장의 세계관을 ‘청춘’이라는 주제에 담았다.

이오닛은 ‘자체 제작’ 아이돌 그룹이다. 멤버 전원이 앨범에 참여했고, 인피니트의 남우현과 TAN의 이재준이 작곡과 작사에, 온앤오프의 와이엇이 작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오닛의 조물주는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 버추얼 휴먼 나수아를 개발한 곳이다.

‘테디 걸그룹’ 미야오도 출격…新 걸그룹 3파전 열릴까

데뷔도 전부터 423만 팔로워를 거느린 아역 모델 출신 엘라 그로스가 소속된 ‘테디표 걸그룹’ 미야오(MEOVV)가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지난 6일 그룹과 동명의 데뷔 싱글을 통해서다. 미야오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뜻한다.

다섯 멤버(수인·가원·안나·나린·엘라)로 구성된 걸그룹 미야오는 더블랙레이블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걸그룹이다. YG 산하 레이블 시절부터 블랙핑크의 성공적 활동을 이끌었던 만큼 ‘테디 걸그룹’에 대한 관심은 일찌감치 뜨거웠다.

미야오 [더블랙레이블 제공]

중독적 멜로디에 베이스 사운드를 입힌 데뷔곡 ‘미야오’에서 테디는 작사로만 참여했지만, 그룹의 곳곳에서 테디의 색을 만날 수 있다. 블랙핑크 프로듀서로 다년간 활동한 테디의 흔적이 미야오의 음악과 비주얼, 퍼포먼스에 묻어난다. 가원은 “테디 프로듀서 님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소한 것까지 신경써주신다. 저희와 모든 디테일을 상의해 결정한다”며 “대화에서 나누는 모든 말씀이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멤버들은 데뷔곡에 대해서도 “미야오의 입체적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미야오의 목표는 5세대 대표 그룹이다. 엘라는 “저희 모두 확실한 무기가 있고, 함께 있을 때 카리스마도 최고”라고 했고, 안나는 “미야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확실한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팀으로 발자취를 찍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야오의 경쟁 상대가 많다. 아직 데뷔 전이지만, 이미 소속사의 테디 프로듀서가 참여한 엠넷 ‘아이랜드2’에서 결성된 7인조 걸그룹 이즈나가 미야오와 한솥밥을 먹는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미 방송을 통해 탄탄한 팬덤을 쌓은 만큼 이들의 데뷔 시기에 따라 하반기 새로운 판세를 열 것으로 보인다.

두 팀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단연 SM의 신인 걸그룹이다. SM이 에스파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신인 걸그룹은 현재까지 멤버수는 물론 모든 정보가 베일에 싸여있다. 데뷔 시기는 올해 연말연초. SM 걸그룹과 함께 미야오·이즈나는 ‘뉴아르’(뉴진스·아이브·르세라핌) 시대를 잇는 새로운 3파전이 열어갈 것으로 보인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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