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더리움 올랐지만…아직도 최고가 대비 ‘반토막’ 왜? [투자360]
뉴스종합| 2024-09-29 08:0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이 반등했지만 아직 최고가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세가 더딘데다 이더리움 활용성을 둘러싼 관심 저하도 원인으로 꼽힌다.

29일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 27일(오후3시) 기준 한 달 전보다 7.8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은 10.29%다. 일주일 상승률(27일 기준)만 놓고 보면 이더리움(4.10%)은 비트코인(2.55%)보다 높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후 거시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나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두 가상자산은 최고가 대비 회복 탄력성 측면에서 큰 격차를 나타낸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지난 3월 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더리움 현 시세(27일 기준·2660달러)는 최고가(3월12일·4066달러) 대비 여전히 52.86% 낮다. 비트코인은 최고가(3월14일·7만3079달러) 대비 11.69% 뒤쳐졌다. 지난 3월 최고가 대비 비트코인의 회복속도가 이더리움보다 4.5배 빠른 셈이다.

현물 ETF 자금 흐름은 두 가상자산 간 극명한 회복세 차이를 설명해준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스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14일(9월9~26일) 간 미국 자산운용사 9곳(블랙록·피델리티·비트와이즈·21셰어즈·반에크·인베스코·프랭클린·그레이스케일)이 출시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5억8130만달러(7682억원)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하루 새 7930만달러, 12일에는 2010만달러 순매도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미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로는 183억1000만달러(24조원)가 유입됐다.

이더리움 현물 ETF로 자금 유출은 ‘스테이킹(예치) 제외’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성 논란을 이유로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스테이킹 기능을 제외했다.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보상으로 연 3.3%가량 수익률을 제공한다. JP모건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킹(예치) 기능 제외 및 낮은 유동성으로 인해 이더리움 현물 ETF는 비트코인 현물 ETF에 비해 기관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인 자산”이라고 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 7월 출시 후 5주 동안 5억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더리움의 활용성에 대한 관심 저하도 나타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확장성을 지닌 일종의 프로그래밍 언어다. 이더리움은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NFT, 스테이블 코인(가격 변동성이 적은 암호화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분산 앱인 댑(dApp)을 얹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 구현도 된다. 코인텔레그래프는 “코인텔레그래프는 "일부 분석가들은 최근 출시된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자금 유출이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며 “탈중앙 애플리케이션(DApp), 에어드롭, 밈코인에 대한 관심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이더리움 생태계 내부에서 초래된 수익성 저하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레이어1)이 모든 거래를 처리할 경우 네트워크 과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레이어2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한 뒤 중요 거래 기록만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올리는 솔루션이 다수 등장했다. 이더리움 확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내부 수익을 압박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자산운용사 반에크는 지난달 가상자산 리포트를 통해 “레이어2(L2) 부상은 기존 레이어1(L1) 수요를 잠식했다”고 분석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 매크로(거시경제) 환경이 우호적이지만 미국 대선이 가장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이더리움은 눈에 띄는 호재가 보이지 않는 만큼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dingdong@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