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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밀어내기’, 국감서 도마 위…빅3 엔터사 “유통사 권한·문제 있다면 개선할 것”
라이프| 2024-10-07 18:12

7일 오후 속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 양민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왼쪽부터), 장철혁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정욱 제이와이피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 등이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K-팝 산업의 병폐로 지적되고 있는 ‘음반 밀어내기’ 관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엔 국내 3대 가요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장철혁 대표를 비롯해 양민석 YG 대표, 정욱 JYP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국감에선 음반 발매 이후 초동(1주일간의 음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대다수 물량을 풀어 판매량을 올려놓은 뒤, 남은 음반을 소진하기 위해 그룹의 팬사인회를 돌리는 것을 말한다. 팬들은 가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음반을 수십장씩 구매해 팬사인회 응모권과 포토카드를 얻어 이벤트에 참가한다. ‘음반 밀어내기’는 초동 수치가 곧 가수들의 경쟁력이 된 요즘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업계의 고질병이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의 관련 질의에 “저희는 회사와 유통사가 협의해 음반을 판매하는데, 의원님이 말씀하신 사항이 있는지 회사로 돌아가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K-팝이 예전에 비해 많이 성장하다 보니 많은 책임감도 느낀다”며 “자라나는 청소년을 포함해 K-팝 팬에게 건전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개선점을 찾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욱 JYP 대표도 “팬 사인회 이벤트는 도소매처가 주관·관장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준원 위버스컴퍼니 대표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CD가 대량으로 만들어지며 자원 낭비가 이뤄진다는 시장과 사회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플랫폼(위버스)에서는 CD 없는 QR 코드로 바로 음원을 다운받는 ‘위버스 앨범’ 등을 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다른 기획사도 그러한 방향에서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팝 업계의 관행이자 고질병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지적했다. 유 장관은 ‘음반 밀어내기’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신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음반 관계 회사에서 이런 문제가 생기면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수사 의뢰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이날 국정감사에선 업계의 안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이날 “(안무 계약에) 저작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성명 표시권을 제한하는 것을 아시느냐”며 안무 저작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럼녀서 걸그룹 블랙핑크의 안무 영상이 유튜브에서 17억뷰를 기록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그 정도 되면 대표님 회사(YG)에 어느 정도 수익이 오느냐”고 물었고, 양민석 대표는 이에 “정확한 해당 내역은 제가 정확히 알 수 없다. 대략 수억원 상당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장철혁 대표는 관련 지적에 “안무가 K-팝 콘텐츠를 구성하는 중요 요소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문체부에서 용역이나, 이후에 제도적 개선 등이 이뤄진다면 내부적으로 잘 검토해서 따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양민석 대표도 “저작권 이슈가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저작자의 권익을 위해서 이번 기회를 통해서라도 신경을 많이 쓰도록 하겠다”고 답했고, 정욱 대표는 “(안무 저작권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존재한다”면서도 “제도가 정비된다면, 전향적으로 개선을 검토해 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장관은 “(안무) 표준 계약서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 번 만든 안무가 쓰일 때마다 음악처럼 보상하는 체계를 연구해야 한다. 연구가 충분히 돼 있기에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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