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오르기에바 총재 “각국, 차입에 너무 익숙해져”
  보호무역 우려…“국제 무역, 더이상 성장 동력 안 될 것”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17일(현지시간) IMF 정례회의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높은 정부 부채와 저성장이 여전히 세계 경제에 큰 장애물로 남아 있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고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7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 회복에 주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지만 각국 정부가 차입에 너무 익숙해져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축하할 때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면 가장 큰 과제는 저성장, 고부채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고 또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노력을 칭찬하면서도 이러한 성과가 보편적이지 않았고, 일부 경제는 물가 상승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문제인 국가들이 있다”며 “물가 상승의 영향은 아직 남아 있고, 다수의 국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더 나쁜 감정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많은 경제권에서 제한적인 무역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며 국제 무역이 더 이상 과거처럼 ‘성장 동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은 세계화가 자신에게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압력”이라며 “일자리가 사라지고, 지역사회가 배려하지 않고, 보안상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가 안보가 우선순위 목록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것이 실제로 더 많은 불신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이제는 신흥 시장보다 선진국이 산업주의적 조치와 보호주의적 조치를 주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보복적’ 무역 조치가 목표 대상 만큼 실행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의 조언은 비용과 혜택, 그리고 이것이 중기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오전 IMF 정례회의 개막 연설에서 글로벌 금융 안정의 주요 위험 중 하나로 지정학적 긴장 확대를 꼽기도 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중동의 분쟁 확대와 그로 인해 지역 경제, 글로벌 석유 및 가스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다음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나왔다.

각국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총회에서 세계 경제 전망과 빈곤 퇴치,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