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입가에 피 흥건” 만삭 경찰 부부, 전철역서 쓰러진 20대男 살렸다
뉴스종합| 2024-10-21 10:06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소속 문강건 경장(왼쪽),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소속 김재은 경장(오른쪽). [뉴스1]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젊은 경찰 부부가 전철역에서 쓰러진 남성을 심폐소생술(CPR)을 통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뉴스1에 따르면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경찰청 경무기획과 소속 문강건(32) 경장과 영등포경찰서 당산지구대 소속 김재은(27) 경장이다.

만삭인 김 경장은 지난 13일 오후 3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승강장 앞에서 쓰러진 젊은 남성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숨을 쉬지 않았고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입 주변에는 피가 흥건했다. 두 사람 모두 근무가 없는 날이라 나들이를 나온 참이었다.

시민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만삭 아내 대신 남편인 문 경장이 나섰다. 그는 김 경장에게 CPR 시작 시각과 현재 시간을 계속 확인하라고 부탁한 뒤, 직접 CPR을 시행했다. 시민들에게는 자신들이 경찰이라는 사실을 알리며 119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문 경장 부부가 애쓰는 모습을 본 시민들도 A씨의 양쪽 팔다리를 주무르고 바닥에 흘린 피를 닦아내며 도왔다. CPR을 한 지 4분이 지나자 A씨의 심장이 다시 뛰었다. 이후 A씨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에게 무사히 인계됐다.

문 경장은 뉴스1에 “아버지도 뇌출혈로 쓰러지셨는데 골든타임을 놓쳐서 후유 장애를 얻었다”며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서 산소가 공급된 시간을 계속 체크하면서 CPR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관으로서 어려움에 처한 시민이 있으면 바로 조치해야 한다고 배워서 몸이 바로 반응한 거 같다”며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kace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