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해리스 ‘옛 트럼프 사람들’ 저격수로...사법리스크 공격보다 효과적
뉴스종합| 2024-10-21 10:33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오대호 공업지대)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의 리펀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부통령이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함께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막판 선거 전략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몸 담았던 관료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나 고령 문제를 정조준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달 7일부터 17일까지 해리스 캠페인 측에서 방영한 선거 광고 4개 가운데 3개에 트럼프 1기 행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등장했다.

해리스 캠프는 해당 광고들을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는 물론, 트럼프 캠프의 ‘본산’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보수매체의 상징인 폭스뉴스 등 ‘적진’에서 방영하고 있다.

광고에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등이 등장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좌했지만 더 이상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거나 재선에 성공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 내용이 이들의 발언에 담겨있다.

WP는 이러한 광고가 아직 누굴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에게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 관련 단체인 블루프린트는 트럼프 전 참모진을 이용한 비판이 이달 실행된 12가지 종류의 전략 중 가장 효과적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신 건강이나 사법리스크를 조준한 공세는 유의미한 효과가 없었다고 전했다.

블루프린트의 수석 여론조사 요원 에반 로스 스미스는 “단순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격을 공격하거나 그가 사기꾼이라고 비판하는 것 만으론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면서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정치의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마크 쇼트 비서실장도 “어느 후보를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이들에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21일 디트로이트 교외와 밀워키, 필라델피아에서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세력’의 상징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을 비롯해 아담 킨징거 전 공화당 하원의원, 정치 평론가인 찰리 사익스와 함께 선거 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지난 3일에도 해리스 부통령은 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오대호 공업지대) 경합주 중 한 곳인 위스콘신의 리펀에서 체니 전 의원과 공동 유세를 펼친 바 있다. 체니 전 의원은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이며, 이들 부녀는 지난달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햇다.

이 외에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은 최근 해리스 캠페인 측으로부터 지역 TV 및 라디오 인터뷰에 참여하고 경합주의 유세 현장에도 함께 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리샴 전 대변인은 지난 8월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연단에 올라 해리스를 지지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을 전통 보수주의자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이 위험하다는 점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백악관 부대변인이었다가 2021년 ‘1·6 의사당 난동 사태' 이후 결별한 사라 매튜스도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의사 결정 등을 보면서 그가 대통령으로써 얼마나 부적합한지 느꼈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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