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엔나관광청 4개의 특별전시 소개
렘브란트, 샤갈, 고갱, 보아포와 조우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정착지’라는 어원을 가진 오스트리아 비엔나엔 많은 예술가들이 정착했다. 문화예술을 장려한 중세-근세 유럽패권자 합스부르크 왕가의 본산이다. 올 가을 이곳에서 예술의 메카 다운, 대형 전시들이 이어진다.
비엔나관광청은 2024년 가을 예술의 도시 비엔나에서 주목해야 할 특별한 전시 컬렉션 4가지를 소개했다.
비엔나 미술사박물관 |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의 ‘렘브란트–호흐스트라텐, 색채와 환상’, 알베르티나 미술관의 특별전 ‘샤갈’, 벨베데레 하궁을 장식할 아모아코 보아포의 ‘참된 사랑’, 비엔나 뱅크 오스트리아 쿤스트포럼의 ‘고갱 회고전-뜻밖의’ 특별전시회들이 펼쳐진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개관 최초 렘브란트 특별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장품을 바탕으로 방대한 예술 컬렉션을 자랑하는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은 개관 133년 만에 최초로 네덜란드 바로크의 천재, 렘브란트 반 라인(Rembrandt van Rijn, 1606-1669)에 대한 대규모 특별 전시를 진행중이다. 오는 2025년 1월 12일 까지 이어진다.
이 기획전은 렘브란트와 그의 제자 사무엘 반 호흐스트라텐과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두 작가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색상과 환영 기법의 효과를 조명하며, 색상의 사용이 공간감과 가상 현실을 어떻게 생성해 내는지 보여준다.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이 소장 중인 렘브란트의 작품 6점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영국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국립미술관에서 대여한 렘브란트 작품을 포함 총 60점의 회화, 드로잉, 판화가 전시된다.
렘브란트 전시는 16년간 비엔나 미술사 박물관 무제움스페어반트(KHM-Museumsverband)의 관장을 역임한 사비네 하그(Sabine Haag)가 퇴임하기 전 마지막으로 맡은 기획전이다. 이후에는 비엔나 세계박물관(Weltmuseum Wien)의 관장이었던 조나단 파인(Jonathan Fine)이 새로운 관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샤갈= 합스부르크 왕가의 주거용 궁전을 개조해 그 어느 곳보다 화려한 실내 장식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알베르티나(Albertina)에서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위대한 거장이자 프랑스의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화가로 유명한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오는 2025년 2월9일까지 계속된다.
알베르티나의 관람객 |
이번 전시는 독일 뒤셀도르프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미술관과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알베르티나의 세 번째 샤갈전이다. 인생에서 가장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주제인 출생, 사랑, 죽음을 다뤘던 샤갈의 예술 세계를 그의 전 생애를 관통하는 약 100점의 작품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수탉, 당나귀, 소, 물고기와 같은 동물 모티프를 반복적으로 묘사하는 샤갈의 환상적이고 시적인 그림 세계는 끊임없이 변주되며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여전히 매혹적이며 새로운 수수께끼를 제시한다. 이 역시 관장의 고별전이다. 25년간 알베르티나의 관장을 역임한 클라우스-알브레히트 슈뢰더(Klaus-Albrecht Schröder)의 뒤를 이어 랄프 글라이스(Ralph Gleis)가 내년 초 취임할 예정이다.
▶고갱= 매년 약 25만 명의 사람들이 찾는 비엔나의 대표 전시 공간 뱅크 오스트리아 쿤스트포럼 비엔나(Bank Austria Kunstforum Wien)는 고갱 회고전을 오는 2025년 1월 19일 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1960년 이후 열리는 오스트리아 최초의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 회고전이다.
태평양 섬에서의 문제적 행동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갱의 예술적 뉘앙스를 보여준다고 한다. 고갱은 문명에서 벗어난 때묻지 않은 순수예술을 표방하며 파리를 떠나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타히티 섬에 머물렀다.
그는 이국적인 전통과 예술을 바탕으로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갔는데, 이곳에서 여러 미성년자 소녀와의 반복된 문제적 행동을 비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고갱에게 화난 현지 소녀의 표정까지 화폭에 담기도 했다. 주요 국제 박물관과 개인 컬렉션으로부터 대여한 80점의 작품이 포함되며 회화, 그래픽 아트, 조각 등을 망라해서 보여준다.
벨베데레 궁전 |
▶아프리카 가나 화가 아모아코 보아포= 두 채의 궁전과 드넓은 정원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바로크 양식의 걸작 벨베데레에서는 가나 출신의 화가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벨베데레 하궁(Unteres Belvedere)의 화려함 속에서 더욱 빛날 보아포의 최초 유럽 전시 ‘참된 사랑(Proper Love)’은 지난 25일 개막돼 오는 2025년 1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보아포는 현대 미술계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흑인 화가 중 한 명이다. 그는 손가락을 붓처럼 쓰는 핑거 페인팅 기법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흑인 초상화를 그리며 흑인 정체성에 대한 자기 인식을 현대적으로 표현한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종종 정면으로 배치되어 관객과 직접적으로 시선을 교환하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그들의 의상은 강렬한 색채 대비를 보이거나 꽃무늬와 기하학적 벽지 패턴이 차용되어 다채로운 흑인 문화의 한 편을 엿볼 수 있다.
보아포는 2013년부터 비엔나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며 아티스트로서의 예술적 기틀을 다졌고,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벨베데레는 보아포의 작품 중 일부를 에곤 실레 및 클림트의 작품과 연계하여 소개할 예정이다.
국립오페라호텔 |
한편 비엔나 관광청은 1912년 개관한 헤리티지 호텔인 비엔나 국립 오페라 호텔(Hotel zur Wiener Staatsoper)이 대대적인 레노베이션을 거쳐 오픈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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