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N x 토요타 레이싱 페스티벌
  정의선·아키오 회장 주행 동석
  행사 내내 돈독한 모습 연출 눈길
  정 회장 “아키오, 가장 존경하는 분”
  아키오 회장 “현대차와 협력 기뻐”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토요다 아키오 일본 도요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 인사하고 있다. [연합]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 쇼 앤 샤인(Show & Shine)존에 토요타 GR 튜닝 차량들이 전시돼 있다. [토요타자동차 제공]

#. ‘빠바방’ 굉음을 내며 행사장에 하얀색 모터스포츠카가 진입했다.

차량은 재빠른 속도로 긴 형태의 트랙을 누비다 여러번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급가속과 드리프트를 선보일 때는 경기장에 고막을 찢는듯한 배기음이 울려퍼졌다. 동시에 관중석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약 3분. 곡예같은 주행을 마무리한 차량은 단상으로 자리를 옮겼다. 운전석에선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회장, 조수석에선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이 내려 손을 흔들며 가볍게 포옹을 한다. 객석에 모인 3000여 명의 관객들이 놀란듯 환호성을 보냈다. 마이크를 잡은 정 회장이 환호에 보답하듯 “심장이 뛰는 자동차의 열정에 공감하는 분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토요타와 이렇게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 선두권 기업인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자동차가 함께 개최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이 27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한민국 자동차 레이싱 경주의 성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개최됐다.

현대차는 ‘N 브랜드’(고성능차)를 꾸준히 선보이고, 이를 위한 행사인 ‘현대 N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등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꾸준히 열의를 보여온 기업이다. 토요타자동차도 아키오 회장이 직접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의 마스터 드라이버로 다수 레이싱 대회에 참여할 만큼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번 행사를 놓고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쏠린 이유다.

특히 레이싱 대회는 각사가 연구해온 고성능차에 대한 연구개발(R&D) 성과를 보여주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동화와 수소차 등 미래자동차 분야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전장부품과 강력한 차량 성능을 알릴 수 있는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더욱 커져가는 추세다. 양사 총수가 직접 참석하면서 향후 양사간 모터스포츠분야 협업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레이싱을 포함한 각종 공식 대회에서 현대차와 토요타 관계자들이 만나 안면을 트는 일은 많지만, 각 기업 총수가 만나서 큰 행사를 함께 치르는 것은 확실하게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페스티벌 개최로 물꼬를 튼 만큼, 수소나 전기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측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페스티벌 내내 돈독한 모습을 선보였다.

우선 이날 행사의 시작 자체가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함께하는 퍼포먼스 주행으로 포문을 열었다. 레이싱을 마치고 차에서 내린 정 회장은 “아키오 회장은 완성차 업계에서 제가 가장 존경하는 회장님”이라면서 “오늘 아키오가 운전하는 차량을 직접 탑승했는데, 역시 뭐든 다 잘하시는 아키오 회장님의 운전실력에 감탄해 더 신뢰를 갖게 됐다”고 감탄했다. 이에 아키오 회장도 관객석을 향해 한국말로 ‘사랑해요’라고 밝게 소리치면서 “정 회장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 이렇게 의미있는 일을 하게 돼 기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측 회장은 경기장 뒤편에 마련된 VIP룸에서 만남을 나눴고, 시상식 연단에도 함께 섰다. 이날 행사장에는 굵은 비가 장시간에 걸쳐서 내렸지만,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은 오랜시간 자리를 지키며, 관중들과 함께했다.

또 행사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퍼레이드 랩(Parade Lap)’에서는 이날 선보인 레이싱 차량들이 함꼐 용인 스피드웨이 써킷을 2바퀴씩 돌았는데,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나란히 선두에 서서 뒤 레이서들의 차량을 이끄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정 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궃은 날씨에도 자리를 지켜주신 관객들에게 감사하다”면서 “모든 차 마니아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대회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오 회장도 행사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행사가 너무 좋다”면서 “다시 또 한국에 방문할 생각이 있다”고 깊은 인상을 표했다.

현장에서 진행된 공연과 전시품들도 이날 행사의 중요성을 반영했다.

현대차는 현대 N 브랜드 존에서 지난 25일 최초로 공개된 현대 N의 새로운 롤링랩(Rolling Lab) 차량인 RN24를 전시했다. 아울러 수소 연료전지와 고성능 전기 PE(Power Electric) 시스템을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탑재한 롤링랩 ▷N Vision 74와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서 양산형 전기 SUV 개조 부문 신기록을 달성한 ▷아이오닉 5 N TA 스펙 ▷아이오닉 5 N 등도 관람객들에게 공개했다. 용인=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