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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쌀쌀맞던 경주 환골탈태..여행만족도 1위에[함영훈의 멋·맛·쉼]
라이프| 2024-11-04 10:02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경북 경주시가 올해 여름휴가 만족도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4일 밝혔다.

경주 동궁과 월지 [경주시 제공, 촬영=박정란]
황리단길

경주는 10여년전 까지만 해도 외부 손님에 대한 응대 수준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여행자들 사이에는 “조상 덕에 문화유산이 많아 열심히 하지 않고도, 극진히 환대하지 않아도, 손님이 와서 이런 모양”이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2012년 경주 문화유산의 중심지역에 황리단길 개발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그리고 몇년후 대릉원-첨성대-계림 옆에 문화유산과 어울리는 도시 조경의 젊은이의 거리가 만들어진다. 젊은이들이 많이 가면 가족단위, 중년여행객들이 따라가게 마련이다.

이곳은 서울처럼, 오사카처럼, 부산처럼, 대구처럼, 속초처럼, 손님을 환대하는 글로벌스탠더드가 정착되었고, 황리단길의 대성공은 경주의 쌀쌀 맞았던 마인드를 둔화시키고 남들처럼 제대로 응대하는 문화를 확산시키는 진원지가 되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6년부터 매년 9월 2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연례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올해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6월~8월)를 다녀왔다고 응답한 1만7077명에게 주 여행지가 어디였는지, 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만족도)’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추천의향)’를 묻고 종합만족도를 산출해 기초시군별로 비교했다. 광역시의 기초단체(구)는 제외하고 광역도 산하 기초시군만 대상으로 했다.

조사에서는 만족도, 추천의향과 별도로 각 지역의 ‘여행자원 매력도’와 ‘여행환경 쾌적도’ 10개 세부 항목에 대해 평가토록 해 각 기초시군별 종합만족도 등락 원인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했다. 세부 비교 항목은 ‘여행자원 매력도’ 측면 5개(△먹거리 △볼거리 △쉴거리 △놀거리 △살거리)와 ‘여행환경 쾌적도’ 측면 5개(△물가·상도의 △교통 △편의시설 △청결·위생 △안전·치안)였다.

올해 비교 대상에 오른 54개 시군(사례수 60 미만 제외) 중 경북 경주시가 745점(1000점 만점)으로 1위에 올랐다. 경남 산청군과 강원 평창군이 나란히 742점으로 공동 2위에 올랐고 이어 전남 순천시(741점, 4위), 강원 고성군(740점, 5위)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전남 신안군과 강원 영월군이 동점(737점)으로 공동 6위가 됐고, 그 다음은 충북 단양군(735점, 8위)이었다. 이어 경북 문경시, 강원 인제군, 전남 진도군 3곳이 732점으로 공동 9위였다.

신안군(6위)이 올해 새로 진입했고, 진도군(48위→공동 9위)과 문경시(33위→공동 9위)의 상승이 돋보였다.

이 밖에 주목할 만한 상승세를 보인 지역으로는 경북 안동시(42위→공동 12위), 경기 양평군(49위→14위)과 가평군(37위→24위)이었다. 반면 강원 태백시(10위→39위), 경남 남해군(9위→43위)과 밀양시(33위→52위)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상위 11개 시군(공동 9위까지) 중 강원도 소재 시군이 4곳, 전남이 3곳, 경북이 2곳이었으며, 경남과 충북이 1곳씩이었다. 강원도는 작년 톱10 중 6곳을 차지했던 것만은 못해도 여전히 다수였고, 전남은 작년 1곳에서 3곳으로 늘었다.

상위권 시도의 지리적 특성을 분류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안보다 내륙 지역이 우세했다. 톱11 중 내륙 지역이 6곳(산청·평창·영월·단양·문경·인제), 일부 해안을 포함한 내륙 지역이 2곳(경주·순천), 해안 지역이 3곳(고성·신안·진도)이었다.

여행자가 가장 선호하는 여행 키워드가 ‘바다’임에도 내륙 지역이 우세했음을 고려하면 좋은 자원이 높은 만족도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즉, 여행자원이 아무리 좋아도 찾아온 여행자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준 곳은 종합만족도 상위권에 오르지 못했다고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진은 진단했다.

바다도 있지만 관광자원이 내륙에 치우친 경주와 내륙에 있는 안동의 변신 노력에 아직 부족하다는 논평도 더러 있지만, 그래도 최근 5~10년 간의 확 달라진 기류에 대해 국민들은 좋은 평가를 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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