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최태원 “현재 AI, 모르는 것이 더 많은 병목 현상…SK가 해결사”
뉴스종합| 2024-11-04 11:31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은희·박세정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인공지능(AI)의 미래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SK는 저희와 세계 최고 파트너의 다양한 솔루션을 묶어 AI의 병목을 해결할 수 있는 AI 인프라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4’에서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 유일한 기업”이라며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AI를 활용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 데 이어 글로벌 협력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선도하자는 비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올해 핵심 경영 화두로 AI를 점찍고 AI 밸류체인 확보에 공을 들이는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협력과 생태계로 만들어 가는 SK의 비전’을 주제로 한 이날 기조강연에서 최 회장은 AI를 혼자서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AI는 많은 사람이 안다고 하지만 아직 모르는 것이 더 많다”며 “다양한 분야의 리더가 함께 고민하며 풀어야 하는 많은 난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변화를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가 계속해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병목으로 ▷이용사례(Use-case) ▷그래픽처리장치(GPU) ▷에너지 등을 지목하고 향후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병목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가 AI 시대를 이끄는 글로벌 주요 선도 기업과의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이들 병목을 해결할 실마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최 회장은 특별히 이 자리에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CEO를 연이어 영상 연결해 이들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와의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 상호 시너지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사티아 CEO는 “협력적인 AI 생태계에 대한 SK의 비전은 저희의 비전과 일치한다”면서 “SK가 만들어낸 HBM을 우리의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것부터 시작해 MS 패브릭을 통해 진행한 SK그룹 전반의 데이터 혁신까지 앞으로도 우리의 파트너십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황 CEO는 “다양한 생태계 파트너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파트너십은 그동안 우리가 해온 일을 혁신해 왔다”고 언급했다. 웨이저자 CEO도 “SK하이닉스의 HBM이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더 깊고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함께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내자”고 힘줘 말했다.

SK는 MS와 AI 데이터센터 및 에너지 솔루션 관련 협업을 논의하고 있고 GPU 수급 불균형에 대해서는 엔비디아와, 전 세계 AI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TSMC와 협력하고 있다.

이날 최 회장은 HBM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스퀘어,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계열사가 추진 중인 AI 관련 사업 현황을 세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AI 시대의 겨울을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가 AI에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데 투자를 회수할 이용 사례와 수익 모델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인터넷과 모바일 초기에도 그랬듯 ‘킬러’ 이용사례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SKT의 AI 개인비서 에이닷과 함께 글로벌 통신사와 협업해 만든 텔코향 B2B(기업간) AI 솔루션을 사례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미래 AI 경쟁에 누가 더 많은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SK가 전 세계 통신사와 협업하며 텔코 얼라이언스(동맹)를 만들고 가우스 랩스를 통해 제조업에서 AI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SUMMIT 2024에서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AI 생태계'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최 회장은 또한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막대한 컴퓨팅 파워를 구동하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전력의 규모도 문제지만 탄소 발자국을 줄이면서 동시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를 위해 SK가 에너지 분야 전문가로서 다양한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최 회장은 강조했다. 그러면서 ▷SK가 투자한 테라파워의 SMR(소형모듈원전) 사업 ▷SK에코플랜트의 분산형 전원 공급 솔루션 사업 ▷SK엔무브의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 사업 ▷SKC와 앱솔리스의 유리 기판 사업 등을 소개했다.

그는 “반도체를 비롯한 컴퓨팅 솔루션과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을 잘 연결해 플랫폼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데이터센터”라며 SK텔레콤이 투자한 펭귄 솔루션즈의 AI 클러스터 구축 사업이나 람다의 서비스형GPU 사업의 미래도 밝다고 부연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별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에서의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한국이 AI 시대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특히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 AI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SK는 AI 인프라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의 성장과 한국 내 AI 생태계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SK텔레콤은 이날 한국형 AI 구현을 위한 총 1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내년부터 1000억원을 들여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 SK하이닉스의 HBM, SKT와 파트너사가 보유한 다양한 AI DC 솔루션을 결합한 ‘한국형 소버린 AI’를 구현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NPU 팜(Farm)을 구축하고 정부와 협력해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공공 영역을 비롯해 곳곳에 AI 기술 자립과 생태계 확산을 주도할 계획이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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