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우클릭 행보 발맞추는 친기업 싱크탱크들
文정부서 처음 출범했던 ‘국가경제자문회의’ 재편
기업과의 소통플랫폼 역할…“거시경제 의견 수렴”
미래경제성장전략위 신설…“정책 패러다임 선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 참석해 OpenAI, Microsoft, NVIDIA, AWS, google cloud 등 글로벌 AI 기업과 SK 등 주요 국내기업, 스타트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외연확장을 위한 우클릭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내 격론이 벌어졌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해 폐지로 당 입장을 정리한 이 대표는 경제계 인사들과의 접촉 빈도도 더욱 높여갈 계획이다. 이에 맞춰 민주당의 경제정책 싱크탱크들도 ‘친(親)기업’에 방점을 둔 형태로 재편·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이 대표의 대권 행보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7일 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출범식에 참석한다. 국가경제자문회의는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당·정·청(청와대) 간 경제정책 논의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 설립한 상설기구다. 민주당 당헌 제47조에는 ‘당대표는 국정 및 주요 당무에 국가경제 전반에 대한 자문과 경제구조·환경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위하여 국가경제자문회의를 둘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상설기구로서의 실질적 역할을 하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해 지시했다”며 재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이 정권을 내준 이후 뚜렷한 공식 활동을 하지 않았던 국가경제자문회의는 이재명 2기 체제에서 야당인 민주당에 맞는 새로운 방식으로 재편된다. 여당에서 운영할 당시 당정의 소통을 위한 기구였다면, 향후에는 당 안팎 인사들이 경제계와 소통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관계자는 “국가경제자문회의는 민주당의 거시경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대안을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 시민사회, 소비자 등이 민주당의 경제정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기업인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는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서밋 2024에서 기업인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사회 변화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기획들은 밖으로부터 언제나 수혈을 받아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서 반영하는 것을 넘어 직접적으로 현장의 상황 또는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구조들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금융권 출신이자 21대 국회 초선이었던 홍성국 전 민주당 의원을 국가경제자문회의의 의장으로 임명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2018년 출범 이후 5선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의장으로 세 번 연속 위촉됐었다는 전례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 인선 역시 이 대표가 강조하는 실용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다선 중진이었던 김 전 의장과 비교했을 때 홍 전 의원을 의장에 임명한 것은 파격적인 인선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일 경제성장 정책 대안을 논의하는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경제성장위)도 새롭게 출범시켰다. 경제성장위 위원장에 임명된 이언주 의원 역시 직접 경제계에 몸담았던 기업인 출신으로, 총선과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을 뛰며 민주당의 외연확장을 거듭 강조해온 인사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금투세 폐지 결단을 내리기 전 당 지도부 중 최초로 폐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은 1일 경제성장위 첫 회의에서 “위기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경제안보 정책을 기획하고, 정책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위는 ▷신성장전략분과 ▷지역경제발전전략분과 ▷지속가능성장분과 ▷중소상공인·기업성장분과 등 총 4개의 분과를 구성해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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