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러셀 블레이록 지음, 강민재 옮김 에코리브르 |
이들 흥분 독소는 겉으로는 아무런 증상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독성을 일으킬 만한 용량의 MSG를 투여한 실험동물도 정상적인 행동을 한다. 하지만 실험동물의 뇌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시상하부의 핵심적인 뉴런들이 영구 손상된 걸 확인할 수 있다. 사람의 혈중 글루탐산 농도는 원숭이보다 20배, 쥐보다 5배나 높다. 이 실험은 세인트루이스 소재 워싱턴 대학 정신의학부에 근무하던 신경과학자 존 올니 박사에 의해 수행됐는데, 실험쥐들은 단 한 번의 MSG 투여로 뇌가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미국의 예를 들어, 흥분독소의 위해성 논란에도 정부가 어떻게 방관하고 있는지, 기업들이 어떻게 이에 대응하는지 낱낱이 보고한다.
일례로 FDA(미 식품의약국)는 100퍼센트 순수한 MSG를 함유하지 않으면 ‘글루탐산나트륨’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아도 될 뿐 아이라 MSG를 함유한 제품이 다른 식품의 성분에 들어갈 경우 굳이 MSG가 포함됐다고 표시하지 않아도 되게 식품 원재료 표시 방법을 개정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분 표기에 향신료 천연향 착향료라고 기재한 경우 30~60퍼센트는 MSG를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들려준다.저자가 흥분독소 첨가물로 고발하는 다른 하나는 수많은 다이어트 식품과 음료에 쓰이는 인공 감미료인 뉴트라스위트. 저자는 이 신경독소는 고령층에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헌팅턴 무도병, 루게릭병을 비롯한 여러가지 신경계통 희귀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해야 할까. 흥분독소가 들어있는 음식을 피하는 게 우선이지만 항산화비타민, 미네랄, 마그네슘, 분자 사슬 아미노산, 아연 등 중화작용이 있는 걸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