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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람 밴드가 들려주는 ‘천상병의 시’
엔터테인먼트| 2014-04-21 12:06
“What are they all/doing now I wonder/How far have they/got by now I wonder/Where are they walking/now I wonder, I wonder?”(지금은 다 뭣들을 하고 있을까?/지금은 얼마나 출세를 했을까?/지금은 어디를 걷고 있을까?)

천상병(1930~1993) 시인의 ‘동창’이란 시의 영역본이다. 판소리와 음악극, 뮤지컬을 넘나들며 경계없는 음악활동을 해온 이자람이 이끄는 인디밴드 ‘아마도 이자람 밴드’<사진>가 천상병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든 새 앨범 ‘크레이지 배가본드’를 내놨다. 이번 앨범에는 천상병 시 중 이례적으로 영어제목이 붙은 ‘크레이지 배가본드’를 비롯, 타이틀곡인 ‘은하수로 간 사나이’를 비롯해 ‘동창’, ‘나의 가난은’, ‘피리’, ‘달빛’, ‘노래’ 등 모두 7곡이 수록됐다. 이자람 밴드는 ‘천상병’을 내건 이 앨범 첫 트랙에 영어 가사의 노래로 청자의 허를 찌른다. 


술 한잔에 늘 웃음꽃을 얼굴 가득 피워냈지만 시궁창 같은 세상과 그 너머를 오가며 일갈했던 천상병의 시가 이자람의 툭 트인 목소리에 시원스레 담겼다.

무엇보다 이 앨범의 백미는 마지막 트랙이자 이 앨범의 메인 타이틀인 ‘은하수로 간 사나이’이다. 천상병의 ‘은하수에서 온 사나이’ 중 한 대목을 끌어와 4분 30초 동안 풀어내는 이 노래는 이자람의유려한 표현력을 바탕으로 서정성으로 충만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단순한 리듬으로 시적 울림을 극대화한 이번 앨범은 이 밴드의 드문 앨범 작업을 감안할 때 시와 밴드 사운드를 오롯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음악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소속사 관계자는 “시인의 작품이 지닌 진한 삶의 냄새와 특유의 초월적 기운을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소리로 표현한 앨범”이라며, “음악과의 만남을 주선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하려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자람 밴드는 2010년 ‘천상병 예술제’에 참여해 시인의 미발표작 ‘달빛’을 비롯한 시를 바탕으로 창작곡을 선보인 바 있다. 올해에도 ‘천상병 예술제’에 참가해 개막일인 오는 25일 의정부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천상병 詩’ 공연을 선보인다. 이튿날인 26일에는 서울 KT&G 상상아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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