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상반기 미국 판매 최다 경신해도 힘 없는 현대차 주가
뉴스종합| 2015-07-06 09:20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현대차가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단 소식에도 시장 반응은 썰렁하다.

앞서 현대ㆍ기아차는 올 상반기 미국에서 68만2102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3.1%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현대차 주가는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일 소폭 하락한데 이어 6일 오전 2% 이상 크게 떨어지고 있다.

외형상 현대차는 성장하는 듯 보이지만 속은 비어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관련 통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국 시장에서 세단형은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반면 경트럭은 11.4% 급증했다. 픽업트럭이나 SUV 등을 많이 보유한 업체가 유리한 상황이지만 현대차의 경트럭 비중은 20% 내외에 그친다. GM(67.9%)과 포드(65.3%) 등 미국 업체는 물론 도요타(48.6%), 혼다(50.1%) 등 일본 업체에 비해서도 크게 적다.

여기에 환율 역시 현대차 발목을 잡고 있다. 엔화와 유로화 약세로 닛산(13.3%), 혼다(4.2%), 도요타(4.1%), BMW(7.8%), 다임러(6.4%), 폭스바겐(6.3%) 등이 모두 시장 성장을 웃도는 판매량을 올렸다.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공급과잉과 수요둔화 상황에서 이들 업체들은 환율을 등에 업고 가격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 현대차는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유리한 환율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값싼 차’에서 ‘글로벌 브랜드’로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데 성공했지만 지금 다시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면서 “현대차의 고군분투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처지에서 현대차가 인센티브 강화를 통핸 판매 증가에 나서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신차 출시를 앞두고 쌓여있는 재고를 소진하지 않으면 자칫 가동률 훼손으로 생산량도 떨어질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구형 모델의 제품군이 대부분인 현대ㆍ기아차는 더더욱 인센티브 없는 판매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인센티브 상향은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지지만 재고 소진을 통한 높은 가동률 유지는 효용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효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단 의미다.

kw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