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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에 들뜬 현대차.. 그래도 확인할 게 많다
뉴스종합| 2015-07-22 09:31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현대차 주가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돌진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투자자들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

지난 21일 현대차 주가는 7.26% 올랐다. 연초 이후 지난 20일까지 28%가량 빠졌던 것을 떠올리면 투자자들에겐 너무나 반가운 반등이다. 현대차 주가 상승 원인은 환율이다. 원화는 21일 달러당 1158원30전으로 마쳤다. 2013년 6월 25일(1160원20전) 이후 최고치다. 오후 한때는 1160원 선 코 앞까지 갔다.

특히 원화가 다른 주요국 통화와 마찬가지로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다는 것이 중요하다. 2012년 6월 이후 원화는 달러 대비 2.4% 올랐다. 그 사이 엔화는 급격히 약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은 수출 전선에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일본 기업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로화 약세를 발판으로 한 유럽 완성차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현대차가 불리했다. 여기에 브라질 헤알화와 러시아 루블화까지 폭락하면서 환율 위험을 피하기 위해 브라질과 러시아 등 현지 공장을 세운 현대차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이래저래 현대차에게 그간의 환율 움직임은 너무 야속했다.

반면 최근 한 달 사이 원화는 달러 대비 4.9% 떨어졌다. 엔화와 유로화 등 다른 경쟁통화와 달러 대비 같은 편에 선 것이다.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졌던 원/엔 환율은 최근 930원까지 회복했다. 아무리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졌다고 해도 자동차 주는 수출주라는 인식이 강하다. 당장 실적으로 나타나지 않아도 투자 심리를 개선할 희망의 빛이 보인 셈이다.

김평모 동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체 전반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워낙 싸다보니 트리거를 원하고 있었다”면서 “환율이 바로 그 트리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배 수준에 불과하다.

관건은 21일 상승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다. 22일 오전 현대차 주가는 보합을 보이고 있다. 환율만으로 예단하기엔 확인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차 주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환율 외에도 한전 부지 고가 매입 논란, 주요 3개 시장(내수, 미국, 중국)에서의 고전 등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불안감은 현대차에겐 낯설다. 현대차의 지난달 중국공장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8%나 급감했다. 승승장구하는 듯 보였던 중국에서 갑자기 크게 흔들리자 현대차 주가는 15만원 선을 무력하게 내줬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상향의 지속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시장에선 확인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면서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스포티지 등 신차가 출시됐을 때 기대만큼 많이 팔리는지 그리고 3대 시장에서 판매가 회복되는지, 특히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이제 막 시작된 문제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부진인지를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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