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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화의 졸업 5년만에 코스닥 입성 '엘비세미콘'
생생코스닥| 2011-01-25 10:30
이달 31일에는 법정화의까지 들어갔다가 기사회생한 엘비세미콘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다. 2005년 12월 법정화의가 종결된지 딱 5년만에 경영정상화를 넘어 기업공개(IPO)까지 성공한 것.

투자자들의 평가도 좋다.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공모가는 당초 희망 밴드 4000~4500원을 넘어선 4800원으로 결정됐다. 밴드가를 밑도는 가격을 제시한 기관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도 경쟁률은 무려 304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으로만 1조원이 넘게 몰렸다.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만난 박노만 엘비세미콘 사장도 이렇게 빠르게 상장까지 하게 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했다.

업계에서도 매출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가 다시 일어서 매출 1000억원을 바라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엘비세미콘의 출발은 지난 2000년에 6명의 창업멤버가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한 마이크로스케일이다.

시작은 좋았다. 반도체 웨이퍼가 6인치에서 8인치로 바뀌는 시점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공장 완공 1년만인 2002년에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일본기업인 히타치와 세이코까지 고객을 넓히면서 2003년 매출액이 70억원을 넘어섰고, 500만불 수출의 탑도 수상했다.

그러나 그걸 끝으로 회사 상황은 최악으로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수직계열화에 나서며 물량이 줄었다. 다른 고객이 있었지만 문제는 내부에 있었다. 고객이 물량을 더 요구했지만 제 때 대응을 못한 것은 물론 불량률도 높아졌다. 고객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물량은 줄었고, 그러니 핵심 인력들이 나가고, 다시 제품의 질은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법정화의에 들어가면서 밸류미트구조조정조합2호로 주인도 바뀌었다. 그러나 오래가질 못했다. 사업아이템 자체는 좋았지만 특성상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것을 감당할 수 없었다.

1년 2개월만에 다시 바뀐 주인이 지금의 최대주주인 구본천씨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 드라이버IC는 수직계열화로 내부에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공급처를 확실히 해놔야 하는 전략부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확보하기 위해 공급 체인을 만들어야 했고, 엘비세미콘은 공정 중 한 과정인 범핑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납품이 성사됐다. 서로의 니즈가 잘 맞았던 것.


매출처는 확실해졌지만 수익성과 경쟁력 등 실속을 다지는 것은 엘비세미콘의 몫이었다.

박 사장은 “공급체인 중 하나를 맡았다고 해도 시장과 비교해 품질과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있게 대응을 해줘야 하는 것”이라며 “원재료인 금이 적게 들어가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가동률을 높이고, 장비 대당 처리규모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대기업 협력업체로는 드물게 영업이익률이 25% 안팎에 달한다. 앞으로도 이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상장 이후의 과제는 LG디스플레이에만 쏠려있던 매출 비중을 분산하는 것이다. 평판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에 들어가는 골드 범핑의 고객을 늘리는게 아니라 적용분야가 좀 더 다양한 솔더 범핑과 관련해 고객 확보와 적용처 개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엘비세미콘의 기사회생 못지 않게 최대주주의 수익도 짭짤하다. 자본금은 다 까먹고 자산이 제로에 가까웠던 회사기에 당시 인수가는 주당 500원이었다.

<안상미 기자 @hugahn>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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