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배고픈 아내위해 낙지훔친 한국판 ‘70代 장발장’
뉴스종합| 2011-01-28 11:44
올해 75세, 경기도 광명에 사는 이 모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던 차, 남의 상가 물건에 손대다 경찰에 잡혔다.

마땅한 수입도 없이 아들이 주는 용돈으로 생활하던 이 씨 부부는 최근 받던 용돈 마저 줄어들자 생활고는 더욱 나빠졌다. 더우기 아내는 당뇨로 거동 조차 못하는 힘겨운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씨는 지난 18일 오후 7시께 공중 화장실을 찾다가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내 상가를 지나쳤다. 상인들이 모두 퇴근한 상태였고 이 상가들 앞을 지나던 이 씨는 상점 가판대가 모두 검은 비닐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고 호기심에 비닐을 살짝 들춰봤다. 조개류와 각종 해산물들이 있었다.

날씨가 추운 탓에 상인들이 낙지와 조개류 등 해산물을 가판대에 그대로 놔둔 채 퇴근했던 모양이다. 가뜩이나 집에 먹을 것도 마땅찮았던 생각이 떠오른 이 씨는 순간 고민하다 덥썩 집어들고 집으로 갔다.

나쁜 짓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당뇨로 거동을 못하는 아내가 해산물을 먹으면 건강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고 했던가. 한번 맛본(?) 이 씨는 이후 25일부터 사흘간 매일 그 곳을 찾아 상점 두 곳에서 낙지와 조개류를 훔쳐갔다. 네 차례에 걸쳐 훔친 해산물은 시가로 모두 59만원 어치였다.

며칠새 밤에 해산물이 사라지는걸 이상하게 생각해 온 상인들은 결국 경찰에 신고를 했고, 동작경찰서는 주변에 설치된 CCTV를 토대로 27일 다시 현장에 나타난 이씨를 붙잡으며 한 노인의 그릇된 행동은 막을 내렸다.

이씨는 이 해산물을 시장에서 사온 것 처럼 해서 몸이 불편한 아내를 위해 직접 요리해 상을 차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형편이 안 좋아져 힘든 생활을 한 것으로 보인다˝ 며 “아내와 함께 먹고자 해산물을 훔쳤지만 사실 아내는 당뇨 증세 때문에 해산물은 거의 입에 대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8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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