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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돌수사’가 화근? 남기춘 서부지검장 ‘사의’
뉴스종합| 2011-01-28 16:41
한화그룹 및 태광그룹 비자금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 온 남기춘(50.사법연수원 15기) 서울서부지검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미뤄붙이기식 수사가 화를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남 지검장은 이날 오전 11시24분께 검찰 내부 통신망에 법정 스님의 저서 ‘아름다운 마무리’의 한 구절을 인용해 “이제 떠날 때가 된 것 같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의 인사글을 올렸다.

남 지검장의 사표는 대검찰청을 경유해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가 이날 고검장과 일부 지검장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일각에서는 한화그룹 부실수사 등을 이유로 남 지검장의 교체설이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남 지검장이 이번 인사안에 불만을 갖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질 경우 검찰 조직이 크게 술렁이는 등 적지 않은 파장이 불 것으로 보고 있다.

남기춘 서울 서부지검장이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한화그룹, 태광그룹 수사가 8부 능선을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한화그룹 수사의 경우 그룹의 비자금 관리 총책으로 알려진 홍동옥 여천NCC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두번이나 기각됐다. 구속 수사가 절실한 검찰의 입장에선 난감한 상황이 된 것.

이로써 검찰은 지금까지 한화 임직원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해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8전8패를 기록했다.

검찰은 구속 수사를 통해 설 전까지 수사를 마무리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수정해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 수사가 기업활동을 방해한다는 사회적인 비난을 조금 더 감내해야 하는 셈이다.

태광그룹 수사의 경우,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7000여개의 차명계좌를 통해 3000억여원의 비자금을 관리하도록 지시한 정황을 확보, 이 회장을 구속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태광그룹의 정ㆍ관계 로비 의혹까지는 아직 손도 못댄 상태다.

태광그룹은 케이블TV와 금융 등 신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태광그룹의 로비 정황에 대해 일정 부분 확인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수사를 정ㆍ관계 로비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수사확대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처럼 기업 수사가 기대만큼의 성과없이 수사기간만 늘어지자 남기춘식 ‘밀어붙이기’ 수사는 안팎의 비난에 봉착했다. 수사 방향을 기업 비리의 단골 메뉴인 편법 증여, 횡령, 배임으로 돌려 성과를 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차명계좌 5개로 시작한 한화 수사는 계열사 간 자금거래 및 한화S&C 주식거래 문제로 태광 수사는 주식 부정취득, 부동산 헐값 구입 등으로 수사 방향이 전환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비리가 밝혀지면 당연히 그 부분도 수사해 곪아터진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며 “그것을 지나치는 것은 검찰이 직무유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헤럴드 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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