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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 잇단 사상 최대 실적 배경은?
라이프| 2011-01-31 10:19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글로벌 경기만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어닝 서프라이즈는 계속될 겁니다.”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을 맞아 국내 대기업들이 활짝 웃고 있다.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이 평범하게 여겨질 만큼 연일 사상 최대 실적을 쏟아내고 있다.

우려반 기대반으로 시작했던 지난해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는 정확한 미래예측과 공격적인 투자가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돈이 될만한 곳을 골라 집중적으로 투자에 나선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D램 가격이 글로벌 업체들의 평균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개당 0.88달러까지 떨어졌지만 지난해 154조6300여억원 매출에 17조3000여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인 30나노급을 주력으로 하면서 경쟁업체들보다 2배 이상 앞선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비록 애플에는 뒤졌지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은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 몫 했다. 지난 4분기 통신부문은 12조1100억원 매출에 1조4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최고 효자부문으로 떠올랐다.

2010년 글로벌 시장에서 575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글로비스 등 주력 계열사들이 일제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앞을 내다보고 집중 투자를 감행한 덕에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에서만 100만대 이상 차량을 내다파는 기염을 토했다. 미국에서도 작년 3월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준공하면서 자칫 놓칠 뻔했던 기회를 잡았다.

자동차 공장 하나를 세우는 데 2~3년 가량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 미국 시장의 가능성을 믿고 적극 투자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끝에 현대차그룹은 작년 미국에서 역대 최대인 89만대 이상 자동차를 내다팔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정확한 미래예측이 빛을 발한 사례다. 현대중공업은 수주를 고가선박 위주로 재편했고 수익성이 높은 육ㆍ해상 플랜트, 신수종사업으로 꼽히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좋은 결실을 맺으면서 최대 실적을 일궈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기존 화공플랜트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발전, 철강, 환경인프라, 산업설비 등에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가능성을 믿고 중국,CIS 등 신흥 시장에 집중 투자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영업이익 증가율을 나타낸 KT는 스마트폰이 대세가 될 것을 정확히 예측하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 시장을 선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LG화학 역시 미래 성장동력인 2차전지 분야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4년만에 LG전자를 제치고 그룹 내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이들 주요 기업의 실적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외부 변수에 의한 일회성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탄탄한 토대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어닝 스프라이즈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성이 높은 모바일용 D램이나 서버용 D램 및 낸드플래시 같은 제품 비중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단행할 방침이다. 경쟁업체들이 메모리반도체 격차를 줄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는 동안 다음 단계로 옮아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도 유가상승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러시아에 작년말 공장을 완공해 가동에 들어갔으며 내년에는 현대차 베이징 3공장과 브라질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다른 기업들도 포트폴리오 재편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로 큰 변화가 없는 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앞날을 내다본 미래전략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세계 경기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호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팀/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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