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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이탈 가속…신흥국 잔치는 끝났다?
뉴스종합| 2011-02-01 10:46
이집트 소요 사태 속

美 경제 회복세 뚜렷

유럽 재정위기도 한숨 돌려


투자금 선진국으로 U턴

이머징마켓 대세하락 진입



뜨거운 상승 행진을 거듭해온 신흥국 금융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지난해 말부터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유럽 재정위기가 한 고비 넘기면서 선진국으로 국제 투자금이 유턴하기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리서치그룹인 EPFR에 따르면 신흥시장에서 이집트 소요 사태 발생 직전인 지난달 26일까지 일주일 동안 국제 투자금이 30억5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해 5월 이래 처음으로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빠져나간 규모도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가장 크다.

월가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집트 사태에 미국 소비 지출 호전 소식까지 겹치면서 2월 들어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흥시장의 급격한 조정과 선진 시장의 랠리가 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시장 급랭=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월 한 달 주요 신흥시장 증시는 중국(+0.1%)을 제외한 브라질(-1.7%), 칠레(-3.7%), 인도(-2.3%), 태국(-2.9%), 남아프리카(-7.8%) 등 대부분이 하락하면서 본격적인 냉각기에 들어선 것으로 진단했다.

FTSE 신흥시장지수도 올 들어 4% 하락했고, JP모건의 ELMI+지수 기준으로 신흥국 자국 통화 표시 채권과 미국채의 수익률 격차도 지난해 12월 말 1.74%에서 2.50%로 벌어졌다. 신흥국 통화 표시 채권가격이 한 달 새 급속히 하락했다는 의미다.

이렇게 투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신흥국들이 가파른 국제 상품가격 상승으로 수입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거나 통화가치 상승을 용인하게 되면서 올해 애초 예상보다 경제 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슈뢰더증권의 신흥시장 채권전문가인 아부달라 구에조르는 “이번 인플레이션은 지난 20년간 이어진 글로벌 채권시장 랠리를 종식시킬 것”으로 진단하면서 신흥시장 채권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투자 입장이라고 FT에 밝혔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국제 채권시장이 붕괴되면 빚 많은 신흥국에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HSBC은행의 투자매니지먼트 부분의 전략총책임자인 필립 푸울은 이집트 소요 사태까지 겹쳐 신흥시장이 고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 경제 회복은 세계 금융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 중국, 대만 그리고 고유가 수혜국인 러시아는 상승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소비 지출 호전=한편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 회복이 뚜렷해지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31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 지출이 전월에 비해 0.7% 증가하면서 미국의 소비는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나온 시카고의 제조업경기를 나타내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8.6(50 이상 확장 국면)으로 16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미국 대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지난 1998년 이후 세 번째로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대기업 중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편입 종목의 전년 동기 대비 4분기 순이익이 32% 증가할 것으로 보여 지난 한 해 이들 기업의 순익증가율이 51%에 달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지난 2009년의 243%, 2003년의 77%에 이어 1998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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