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화해무드가 본격 조성되면서 현대상선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간 주가를 떠받치고 있던 경영권 분쟁 프리미엄이 이번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전일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재항고 계획을 전면 취소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다른 범현대가와 함께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행사를 마련해 손을 내민 것에 따른 화답이다.
화해의 핵심은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경영권 보장 여부다. 우호세력을 다수 확보했다고는 하나 현대건설이 보유한 7.7%의 현대상선 지분은 언제든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해운업황이 바닥일 때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현대상선 주가의 버팀목이 되었다.
펀더멘털보다는 인수ㆍ합병(M&A) 이슈에 따라 움직였던 만큼 주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번 유상증자로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프리미엄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야 하며, 최근 분위기는 이를 확고히 하고 있다. 당분간 주가 상승 모멘텀은 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현대그룹의 현대차그룹과 지분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이미 M&A 프리미엄이 빠지기 시작한 상태다. 올해 4만원 안팎에서 움직였던 주가는 30% 가까이 빠지면서 3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나타날 수 있지만 기대치는 더 낮추라는 조언이다. 이제는 해운주로서 실적과 업황에 따라 재평가돼야 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영업이익 6017억원, 순이익 4370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32.2% 늘어난 8조869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의견은 NH투자증권이 ‘시장평균’, 대우증권이 ‘중립’, 동양종금증권이 ‘보유’ 등이다.
안상미 기자/ 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