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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ㆍ주사ㆍ 피에로...톱스타 기상천외 공포증
엔터테인먼트| 2011-02-27 13:55
그는 추락하는 곡예사다. 서커스단이 자부하는 일등 곡예사인 그에게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것은 고소공포증이었다. 밤의 시대를 평정한 야쿠자의 중간 보스는 적진에서는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지만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정작 ‘칼’과 같은 뾰족한 것이었다. ‘모서리 공포증’의 일종이었다. 매번 베스터셀러를 만들어내는 한 여류작가는 자기 표절에의 강박을 가지고 있다. 기발한 스토리라인이 떠올라도 작가는 자신이 쓴 수많은 책들을 뒤적인다. 언젠가 자신이 ‘써먹었던’ 이야기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갖은 공포증(phobia)은 애초에 특별한 동기는 없다. 그럼에도 ‘특정한 대상’을 마주하거나, 특정한 대상을 마주할 ‘상황’에 처하면 때때로 그들은 어떤 공포를 경험한다. 분명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상황임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설정해놓은 특정한 상황의 ‘공포’라는 밀폐된 공간 안으로 빨려들어간다. 이는 ‘공황 발작’으로 되돌아온다.

소설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알게 모르게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쳐놓은 ‘공포’의 덫에 놓여있다. 그것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기에 아무렇지 않은 일상을 살다가도 어느 순간 튀어나온다. 이는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국내외 스타들도 마찬가지였다. 톱스타들을 공포로 몰고가는 것에는 물로 시작해 강아지로 끝나는 기상천외한 것들이 있었다.

▶자연환경형=‘특수공포증’의 첫 번째 사례, 자연환경형이다. 이것에 대한 공포는 말 그대로 자연환경에 기인하다. 폭풍, 높은 곳, 물, 자연환경 등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국내로 가보니 방송인 노홍철과 탤런트 윤상현은 ’물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의 섹시 여배우 카멘 일렉트라는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물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은 사례는 많다. 어린 시절 홀로 남은 바다에서 길을 잃거나, 수영장에서 연거퍼 물을 마신 기억이 있다면 이 같은 심리적 요인은 이내 ’물 공포증‘으로 되돌아온다.

▶동물형(zoo phobia)=파충류나 쥐, 벌레, 고양이나 개 등을 보면서 공포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동물형의 경우 아동기에 흔하게 나타나지만 성인들도 그것에 대한 공포는 크다. 배우 송윤아는 ’네 발 달린 동물‘에 대해 공포증을 갖고 있다. 특벙한 대상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멀리에서 ’네 발 달린’ 동물만 봐도 심장이 뛰고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송윤아의 경우 그럼에도 영화 ’사랑을 놓치다‘에서 수의사로 열연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공포에 시달렸지만 수의사 역할을 통해 동물을 만지는 것마저 가능해졌다. 동물형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스타는 해외에도 있다. 어린 시절 돌고래에 대한 악몽을 많이 꿨다는 세계적인 톱모델 타이라 뱅크스는 돌고래 공포증을 갖고 있고 가수 바비 브라운은 개를 두려워한다.

니콜 키드먼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다니는 곤충을 모두 무서워하는데 그 중에서도 날개가 큰 나비에 대한 공포가 크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올랜도 블룸도 돼지 공포증이 있다. 돼지의 울음소리만 들어도 소름이 돋고 심장이 멈출 정도라니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상황형=공중교통수단이나 터널, 다리, 엘리베이터 등 주로 폐쇄된 공간을 두려워하는 경우다. 상황형에 대한 공포증은 주로 성인기에 많이 나타나며 ’폐쇄공포증(claustrophobia)‘이라는 이름으로 많이 앓고 있다. 톱스타 고현정은 계단 공포증, 가수 타블로는 운전 공포증이 있다. 가수 비의 경우 ’폐쇄공포증‘을 영화 촬영장에서도 실감한 적이 있다. 관 속에 갇히는 영화 촬영을 하다 폐쇄공포증을 느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배우 우마 서먼도 폐쇄공포증을 갖고 있다. 영화 ‘킬 빌 2’의 촬영 당시 관 속에 갇혀있어야 하는 장면 때문에 영화를 포기할 뻔했다고 말하기고 했다.
   
[사진=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한 장면]

회전문에 대한 공포를 안고 있는 경우도 있다. 매튜 매커너히는 건물 입구의 회전문이 아무리 빠른 길일지라도 반드시 돌아서 간다고 전하기도 했다.

▶혈액ㆍ주사ㆍ손상형=피를 보거나 주사를 맞는 경우에 나타나는 경우다. 이는 흔히 ’모서리 공포증‘으로 설명되는 공포증과도 맞닿아있다. 아이돌그룹 엠블랙의 미르는 주사 공포증이 심하고, 가수 GOD의 윤계상도 뾰족한 것에 대해 공포를 느끼는 ’모서리 공포증‘을 앓고 있다. 이러한 주사나 모서리 공포증에 대한 사례는 영화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영화 ’최강로맨스‘의 이동욱은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열혈 형사이지만 칼을 비롯한 뾰족한 것만 마주 하면 기절해버리는 모서리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천태만상 공포증=유형이 정해지지 않은 기막힌 공포증도 많다. 할리우드의 톱 배우 조니 뎁의 경우 국내에선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피에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조니 뎁은 얼굴에 페인트를 하고 가짜 미소를 그린 사람이 극도로 무섭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프라 윈프리도 기상천회한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바로 ’씹다 뱉은 껌‘에 대한 공포였다. 오프라 윈프리는 어린 시절 할머니에게 이상한 버릇이 있었는데 씹다 남은 껌을 서랍 속에 나란히 붙여 모아둔다는 것이었다. 오프라 윈프리의 껌에 대한 공포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정리강박증이 있었다. 사물들을 가지런히 정리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는 음료수는 책이든 반드시 ’짝수‘로 균형을 맞춰야할 정도로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소설 ’공중그네‘에서는 각종 ’공포증‘을 앓고 있는 인물들을 다루며 함께 그 상처를 치료해나간다. 그들을 치료하는 중심에는 오쿠다 히데오의 단골손님 이라부 의사가 있다. 모든 것은 마음에서 기인한다는 명제를 증명하듯 측수공포증의 경우 심리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사례가 많다. 이에 소설은 이라부 박사와 함께 환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에 역점을 둔다.

현실에서 공포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흔히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는 말로 이들의 고통을 대신 전한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가늠하기 힘든 만큼의 고통을 수시로, 혹은 때때로 경험하며 살지만 방법은 있다. 물론 약물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있지만 송윤아의 사례처럼 공포 상황을 제시한 뒤 스스로 극복하도록 하는 것이다. 마음으로 시작해 마음으로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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