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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 최종 종착지는 사우디?
뉴스종합| 2011-03-02 14:31
오만 시위대“ 일자리 달라”

유혈사태로 시위 격화


바레인도 왕정폐지 요구

시위대 의회까지 봉쇄


사우디아라비아도 술렁

페이스북 시위 동참글 눈길


산유부국도“ 빵 보다 자유”

페르시아만까지 확산 조짐


중동ㆍ북아프리카의 민주화 물결이 산유 부국이 몰려 있는 아라비아반도 왕정 국가들로 옮겨붙은 뒤 더욱 가열되고 있다. 특히 중동국가의 핵심이자, 최대 산유국이면서도 정치적으론 후진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지속적으로 시위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화 시위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던 오만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하고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가 하면 바레인에서는 시위대가 의회를 봉쇄했다.

지난달 27일 첫 유혈사태가 발생해 6명이 숨진 오만의 반정부 시위가 점점 격화되고 있다. NYT와 AFP 통신에 따르면 오만에서는 28일 시위대 700여명이 오만 제2의 항구이자 정유시설과 알루미늄 공장이 밀집한 소하르로 진입하는 도로를 트럭으로 막아서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 시도에 불응한 채 소하르 시내 중심 광장에서 3일째 노숙을 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또 시내 대형 슈퍼마켓 한 곳이 시위대에 의해 불타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수도 무스카트에서도 소규모 집회가 벌어졌다.

일자리 창출을 외치는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국왕은 지난달 27일 개각을 단행하는 한편 일자리 5만개를 창출하고 구직자에게 매달 390달러(약 4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며 유화책을 내놓았지만 시위는 중단되지 않고 있다.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국왕이 41년째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오만은 절대군주제 국가로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돼 있다.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가 증가하면서 자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인식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술탄 카부스 빈 사이드 국왕은 28일 대표단을 소하르로 급파해 시위대와 협상에 나섰다. 그러나 오만 시위 주최 측은 ‘존엄과 자유를 위한 3월 2일 봉기’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튀니지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아라비아 반도의 오만 중심부까지 확산되자 대규모 반정부 시위 물결이 다른 페르시아만 국가로 추가 확산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바레인에서는 200년 동안 권력을 장악해온 왕정을 폐지하고 민주정부를 세우자는 시위가 2주 넘게 계속되고 있다. 바레인은 전체 인구 75만명의 70%가 시아파지만 수니파인 알 칼리파 가문이 200년간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시아파의 불만이 높다. 500여명의 시아파 시위대는 인간띠를 만들어 의회 출입을 봉쇄하고, 공직자 채용 때 바레인의 시아파 대신 수니파 외국인들이 중용된다며 의회에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직 시위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지만 시민운동가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1일 시위를 벌이자는 글을 올려 이미 1만7000명 이상이 이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멘 전역의 도시에서는 수십만 명이 시위에 동참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살레 대통령은 시위 확산을 막고자 야권에 연립정부 구성안을 내놓을 예정인 한편 시위대의 배후에 자신을 축출하려는 미국이 있다고 비난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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