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표론 봄…중동사태前 수치 ‘착시’?
뉴스종합| 2011-03-03 11:07
서비스업 생산 4.6% 늘고

설비투자 1년만에 22% 증가


원자재값 상승·물가불안 등

세계경제 불확실성 확대


수치로만 본다면 우리나라 산업경기에 봄기운이 완연하다. 올 들어 생산, 소비, 투자할 것 없이 대부분 경기지표의 그래프는 위를 향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물가에 원자재난에 앞으로 좋을 게 없다.

3일 통계청 집계 결과 지난 1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3.7%, 바로 전달에 비해 4.6% 늘었다.

작년 12월 광공업 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월비 10.6%, 전월비 3.1%였던 것에서 수치가 한층 나아졌다. 설 명절 특수 영향도 컸고,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좋아졌다는 점도 경기회복에 영향을 끼쳤다.

그만큼 공장도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 올 1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84.8%에 달했다. 198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6% 늘었고, 소매판매 역시 10.8%나 증가했다.

투자 상황도 나쁘지 않다. 올 1월 설비투자는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22.3% 증가했다. 

건설 부문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동월 대비 건설기성은 8.0%, 건설수주는 33.9% 감소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앞으로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 상승률은 올 1월 3.0%로 전달에 비해 0.2%포인트 올라갔다.

하지만 이들 지표는 중동지역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번지기 전 매겨진 것이란 점을 잊어선 안된다. 지난 1월까지 괜찮았다는 얘기지 올 2월 이후에도 쭉 좋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 중동발(發) 정세 불안과 이에 따른 원자재가 상승 등 앞으로 국내 경기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악재가 산적해 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단 유가 상승의 원인이 중요하다”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회복이라면 경기에 좋겠지만, 공급 충격에 의한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최근 이 두 가지 요소가 혼재돼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 급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동 사태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가 앞으로 경기 흐름을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판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재정부는 ‘산업활동 동향’ 분석보고서에서 “1월 산업활동 지표 호조는 설 명절 효과가 일부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2월 다소 조정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에 따라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재정부는 지적하면서 “중동 정세 불안, 중국 긴축 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소지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하방 위험이 상존한다”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