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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버지의 라운딩
엔터테인먼트| 2011-03-10 10:02
한 5년 전쯤 일인 듯싶습니다.

날씨는 아주 따뜻했고요,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저를 따뜻하게 만들곤 합니다.

한 노신사분과 3명의 젊은 청년(30~40대)이 함께 볼을 치러 오셨습니다. 세 분의 청년은 노신사를 아버지라고 부르며 즐거운 라운딩을 즐기셨습니다. 매너도 좋으신 분들이었으며 그늘집마다 캐디의 음료 또한 잊지 않고 가져다 주시는 감사한 분들이셨습니다.

아버지라는 호칭을 쓰는 청년들은 하나도 닮지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 세 아들이 안 닮았구나’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노라니 노신사분께서 저에게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미스 김, 뭘 그렇게 쳐다보누?” “아, 아드님 세 분이 정말 안 닮으셔서요.” 아무 생각없이 말씀드린 저에게 크게 껄껄 웃으시며

“아, 내 아들이 아니고 사위들이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 분의 청년들 또한 저를 보며 웃었습니다.

노신사분께서는 또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버지가 바로 나 아닐까 싶다”며 나처럼 이렇게 즐거운 라운딩을 하려면 첫째, 일단 딸이 셋 이상 있어야 하고, 둘째, 그 딸들이 다 결혼을 해야 하고, 셋째, 결혼한 그 딸들의 남편이 다들 골프를 쳐야 하고, 넷째, 내가 건강해야 하고, 다섯째, 어느 정도 여유가 있어야 골프를 칠 수 있지 않겠냐 하셨습니다. 그런 삶에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 또한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 말씀을 하시는 그 노신사분의 얼굴은 잔잔한 미소와 따뜻함으로 가득하셨습니다. 특히 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실 때는 정말 행복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사위들이 ‘언제나 건강하시고 항상 모시겠다’고 했을 때는 정말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이 부럽기도 했고요. 나도 저 나이가 됐을 때 저렇게 따뜻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 또한 했습니다. 따뜻한 한 편의 이야기를 본 날이라고 할까요.

캐디를 하다보면 다양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을 뵙게 됩니다. 그래서 이 직업은 더욱 행복한 것 같습니다.

오늘도 감사하며 그 따뜻함을 이어받아 행복한 오늘을 맞이하겠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지현 기자(전 가평베네스트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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