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서민들 못지 않게 물가때문에 마음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물가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의 ‘물가 공무원’들이다.

최근 물가 사령탑 지휘라인에 탈이 생기기 시작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급기야 지난 7일 국회에서 정부 책임론이 불거지자 “담당 공무원들은 잠도 못자고 일했다. 나도 힘든 짐 내려놓고 싶다”고 토로했다.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물가 문제는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있다. 세계 모든 나라가 고통받는 문제”라고 했지만 물가를 책임지는 수장이기에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

극심한 스트레스때문인지, 윤증현 장관은 최근 머리가 빠져 고민이다.
그는 최근 “요즘 머리가 몰라보게 빠진다. 나이 탓인지, 스트레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이 때문에 두피 마사지를 받으러 다닌다. 마사지 한번 받으면 정말 시원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매주 물가대책 차관회의를 주재하는 임종룡 제1차관은 대상포진에 걸렸다. 대상포진은 스트레스로 저항력이 약해지면 생기는 병으로, 역시 물가 스트레스와 무관치 않다.

물가를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끊었던 담배를 최근 다시 피우기 시작했다. 2009년 2월 윤 장관 취임과 함께 한 윤 국장은 지난해 말 해외파견 기회가 있었지만 포기했었다.

문제는 연일 물가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급등하는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편승한 가격 인상마저 나타난다. 말 그대로 이중고에 직면한 실정이다.

물가상승은 농축산물의 공급위축과 국제유가 상승 등 공급부문 충격에 주로 기인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플레 기대심리와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측면 물가 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파와 폭설에 이른 구제역, 국제원자재가격 급등과 같은 예상치 못한 대내.외변수가 터져나오면서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 3%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그 만큼 물가 라인 공무원들의 건강도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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