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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금융시장 흔들…경제 불안감 증폭
뉴스종합| 2011-03-15 12:02
전력난·원전폭발 우려…

중앙銀 15조엔 방출 불구

증시는 폭락세 지속


경제활동 위축 장기화 조짐 속

삿포로·후지쓰그룹 등

기업피해 성실한 공시 눈길


일본 은행이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14일 하루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15조엔을 시중에 긴급 방출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섰지만 일본 금융시장과 경제 불안감은 확산되고 있다.

여진은 수그러들었지만 원전 폭발 우려가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더하면서 일본 산업 시설들의 피해 복구가 요원해지고 추가 피해도 우려되고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쿄를 비롯한 주요 경제 거점이 원전 고장에 따른 제한 전력공급으로 사실상 전시상황 수준으로 악화되면서 경제 활동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지진으로 조업을 중단한 도요타 자동차가 14일 조업 중단을 16일까지 연장하는 등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완성차 3사와 도시바,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의 간판 수출기업들이 정상화되기까지 현실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금융시장 붕괴 지속될 듯=이에 따라 일본 중앙은행의 신속한 대응과 간 나오토 총리 내각의 일본판 뉴딜 경기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일본 증시가 14일에 이어 폭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지진 사태에 따른 여진과 원자로 추가 폭발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면서 선진국에서 일반적으로 기대되고 있는 대규모 자연재난 이후의 복구 투자 활황 사이클이 일본에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크레디트 스위스 증권이 14일 보고서를 내고 이번 지진 피해를 입은 동북부 지역의 직접적인 경제 손실이 한신지진 당시의 10조엔을 넘어서는 15조엔 정도로 추산하는 등 피해 추정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초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 V자 반등 가능성을 점치면서 이번 재난이 오히려 중장기적으로는 침체된 일본 경제에 총수요를 견인하는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원전 불안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일본 경제의 불확실성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활동 둔화 우려=크레디트 스위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시라카와 히로미치는 특히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보다 원전 문제와 새로운 대형 지진 발생 위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전국적인 소비자 심리 악화, 전력 공급 감소에 따른 생산 감소, 노동 시간 감소가 일본 경제를 억누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 금융경제연구소도 수도권의 정전이 4월 말까지 계속되면 25% 정도의 전력 공급이 감소해 명목GDP는 0.3% 정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무디스의 애널리스트인 톰 반은 보고서를 내고 이번 사태로 일본 정부의 재정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지진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긴급 지출이 필요하게 됐으며,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한 대규모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제자리 걸음이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업들 성실한 공시=한편 14일 도쿄 증시가 정상적으로 개장하면서 주가 폭락 사태가 연출됐지만 일본 기업들은 대부분 성실하게 피해 상황을 공시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공시에 직원들의 안부 파악 여부를 가장 먼저 밝혀 눈길을 모았다. 주요 피해기업들의 공시를 보면 주류 업체인 기린과 삿포로 홀딩스는 각각 공시를 내고 일부 직원의 안부를 미확인했다고 전하면서 센다이에 있는 공장들이 모두 폐쇄되었고 조업재개가 당분간 어렵다고 밝혔다.

또 후지쓰그룹도 공시를 통해 그룹 직원의 피해상황 정보를 수집 중이며 이와테 현 소재 반도체 공장 등 주요 공장의 설비 손상 등을 상세히 밝혔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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