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러다임’학술행사
선거제·정당공천 손질 제기
공정사회 구현을 위해서는 현행 선거제도와 정당공천을 대폭 손질하는 정치 개혁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분배 문제 등을 놓고 사회 내부의 계급 간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서울 태평로1가 프레스센터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정치ㆍ경제ㆍ사회ㆍ경영학회 공동 주관으로 열린 ‘공정한 사회: 새로운 패러다임’ 학술행사에서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정치 과정에서 공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선거제도와 공천 시스템 개혁을 주문했다.
그는 현행 선거제도하에서는 득표율과 의석점유율 간의 비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학계에서 폭넓게 논의된 ‘독일식 혼합형 비례대표제’나 비례대표 의원 비율 대폭 상향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선거구제도 현행 3대1의 선거구 간 인구편차를 2대1 미만으로 낮추고, 중립적인 인사로 구성된 선거구제획정위원회에서 선거구획정을 정기적으로 결정토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현행 선거운동 방식을 대폭 완화하는 대신 정치자금에 대한 통제와 감독을 강화하며 로비스트 제도를 양성화해 음성적 거래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정당공천과 관련해 당원, 대의원과 지지자들이 당의 공직 후보자를 선정토록 참여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계급갈등은 일차적으로 노사관계(임금으로 대표되는 ‘분배’)를 통해서 조정되고, 선거 이후 정당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 과정과 국가의 정책(조세 복지 등 재분배)을 통해서 조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들의 불만은 노동시장(고용안정과 임금, 비정규직), 주택(전세난), 교육(사교육비),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누적되고 있다”며 “계급갈등은 계급 구성원의 불만이 일정 수준에 달하면 극적으로 폭발하는 ‘문턱 효과’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춘병ㆍ안현태 기자/po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