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분당을 보궐선거를 위한 한나라당의 정운찬 전 총리의 영입이 1차 무산됨에 따라 강재섭<사진> 전 대표의 공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여권 내부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강 전 대표가 국회 재입성 시 6선 의원이 되기 때문에 차기 국회의장, 차기 당대표 등 여러가지 카드를 검토할 수 있어 이와 엇비슷한 행보를 구상하고 있는 당내 다선 의원들로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 전 총리에 대한 전략공천설이 여전히 당내에서는 유효하게 검토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정 전 총리가 불출마 쪽으로 확실히 돌아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전략공천 시 강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기세라서 당으로서도 전략공천 카드를 꺼내기가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또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주 말 조사 결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의 가상 대결에서 정 전 총리보다 강 전 대표가 더 큰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강 전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정 전 총리를 염두에 둔 ‘필승후보론’을 일소하려는 모습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17일 “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며 “(강 전 대표의) 경선 승리 가능성이 유력해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 전 대표가 만일 당 대표에 재도전할 경우 차기 후보군으로 꼽히는 4선의 김무성 원내대표, 홍준표 최고위원, 5선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행보가 겹친다. 또 국회의장을 검토하더라도 차기 의장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4선의 안상수 대표, 6선의 홍사덕 의원과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인지 당 지도부에서 강 전 대표 공천에 공개적 찬성 입장을 보이는 인물은 나경원 최고위원밖에 없다.
한편 과거 대표 경선 이후로 정치적 ‘앙숙’ 관계로 남아있는 이재오 특임장관과의 충돌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권력지형의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경원 기자/g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