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개월만에 당청 월례회동…李대통령, 安대표에 역할분담 주문
민생은 당정청 힘모으기로
“민생은 당정청이 힘을 모으고, 외교ㆍ남북 문제는 청(靑)이, 재보선ㆍ개헌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당에서 책임져 달라.”
4개월 만에 재개된 당청 월례회동은 정동기 인사 파동으로 한동안 소원했던 당청이 4ㆍ27 재보선을 계기로 다시 미묘한 공천 균열음을 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회동 결과에 관심이 집중됐다.
회동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표류하는 개헌 논의와 한ㆍ미 FTA, 국책사업 입지 선정, 그리고 재보선 결과에 따른 레임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선거 전권 등을 당에 일임할 필요성을 느꼈고, 안상수 대표는 지난 1월 비공개 안가 회동에서의 ‘사과’ 발언으로 추락한 당의 위상을 곧추세우는 일이 시급했다.
그래서 나온 결론이 당청 간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한 안정적 국정운영과 힘의 균형 복원이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 10일 청와대 비공개 회의에서 이 같은 의중을 참모들에게 전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집권 4년차 이후에는 당과 협력을 하는 것이지, 청와대가 모든 것을 지시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면서 “특히 재보선은 당에서 전적으로 책임지고 하라”고 지시했고, 한 참모는 이례적으로 비공개 회의 내용을 외부에 전했다.
여당과의 유기적인 관계 설정을 통해 국정 혼란이나 내년 총선, 대선 등과 맞물려 발생할 수 있는 권력누수 가능성을 줄여보자는 의도인 셈이다. 이는 당청 간 균형추 회복을 통해 당 대표로서의 입지 강화가 시급한 안 대표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다.
안 대표는 이날 회동 후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면서 “구제역, 고물가, 전세난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데 대해 이야기했고 서민생활 안정을 최대 목표로 당정청이 총력을 다해나가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국민적 염원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거당적 거국적 지원을 하고, 당정청이 각계각층과 소통해서 민생에 귀를 기울여나가기로 했다”면서 “당은 앞으로도 국민의 요구와 바람을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정운영에 국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당의 권한과 책임을 강조했다.
양춘병ㆍ이상화 기자/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