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수퍼 주총데이(DAY)’는 비교적 조용하게 치러졌다. 이날 삼성전자 등 코스피 기업 278개사와 코스닥 135개사 등 413개 상장사가 일제히 주주총회를 가졌다.
기업들은 주총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재무장했고, 기업 인수합병(M&A) 등 공격경영의 기틀을 다졌다. 일본 대지진 등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리스크 경영도 이날 주총 포인트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주주총회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대표이사직을 공식 부여받으면서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초사옥에서 주총을 열고, 지난해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안) 등을 승인했다. 주총은 40분 만에 끝났다. 7인으로 구성된 이사(사외이사 4인 포함)들의 올해 보수한도(370억원) 승인건도 통과시켰다.
의장을 맡은 최지성 부회장은 “일본 대지진이나 글로벌경기 위축으로 올해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률이 동반 하락세가 전망되는 등 결코 쉽지 않은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부문별 근원적 차별화를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주력하는 한편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사업 리스크 사전 대응 시스템을 체질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매출 성장세를 지속하는 한편 영업이익도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LG전자는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에서 주총을 갖고, 구본준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면서 공식 대표이사 타이틀을 맡겼다. LG전자는 에너지 진단과 에너지절약사업 등 에너지 관련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고, 환경오염 방지시설 건설 등 환경관련 사업도 정관에 새로 넣었다.
의장인 정도현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스마트 TV 및 3D TV 부문의 경쟁 우위 확보와 태양전지ㆍLED 등 신사업 강화 등을 통해 올해 59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발전설비 관련 사업에 ‘자원개발 사업’을 추가했다. 앞서 11일 주총을 연 현대자동차가 해외 자원개발 및 판매사업을 정관에 추가한 바 있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한진중공업도 사업목적에 국내ㆍ해외자원(농업ㆍ어업ㆍ축산업, 가공시설, 유통 등) 개발을 추가하는 안을 의결하며 재도약의 기반을 다졌다.
유통 ‘빅3’는 지난해와 달리 경영권 강화를 위한 기업분할은 물론 자금확보에 따른 M&A 및 신사업 추진과 관련한 ‘빅 이슈’들을 주요 안건으로 처리했다.
롯데쇼핑은 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등기이사에 재선임했다. 롯데쇼핑은 또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1조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했다. 대한통운 인수 등 공격적인 M&A를 위한 자금조달 차원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부문과 할인점 이마트를 별개 회사로 쪼개는 ‘인적 분할’을 통과시켰다. 회사 측은 분할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이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 구도로 가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공연기획업과 공연시설 운영업, 전시 및 행사 대행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총 흐름은 미래성장 동력을 다지고 글로벌환경 대응 시스템을 구축한 게 공통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부 @yscafezz>
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