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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피난생활’ 스트레스도 극한
뉴스종합| 2011-03-21 17:40
‘구토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다’ ‘스트레스가 극한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야기(宮城), 이와테(岩手), 후쿠시마(福島)의 피난소에서 설문조사한 결과, 이재민들의 심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의약품 부족, 난방 미흡으로 인해 감기 걸리는 사람이 늘고 있으며 옷갈아 입는 문제와 화장실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 등도 과제가 되고 있다. 앞길이 캄캄한 것도 스트레스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테현 오후나토(大船渡)시의 한 중학교 피난소(120명 수용)에서는 감기에 걸린 사람이 젊은사람을 포함 10명에 이른다. 또 이웃의 가마이시(釜石)시에서도 283명 중 10여명이 감염성 위장염을 일으키고 있고 설사와 구토 등 증상이 나오고 있다. 의약품은 어느 정도 있는 상태라지만 환자 모두가 최적의 약을 처방받지는 못하고 있다.

650명을 수용한 미야기현 이시노마키(石巻)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난방이 불충분하고 따뜻한 식사도 몇일에 한번 정도 나오는 실정. 의약품도 별도 없다. 위장에 탈이나는 사람이 나오기 시작했고 건물 1층이 진흙투성이라 식중독과 노로바이러스가 걱정된다고 한다.

길어진 피난생활에서 몸 컨디션이 와해되는 사람이 늘고 각지의 피난소에서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단수로 물이 나오지 않고 화장실은 불결한 상태. 미야기현 히가시마쓰시마(東松島)시의 피난소에서는 발이 아픈 노인이 복도의 간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상황.

이와테현 오츠치(大槌)시의 800명 수용소에서도 일본식 간이 화장실이 와 있지만, 서양식 변기가 없으면 노인들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뜻한 식사가 여기서도 몇일에 한번 정도. 고령자에게 보다 힘든 상황이 되고 있다. 프라이버시를 보호받지 못하고 궁핍하게 이어지는 피난생활에 스트레스도 커다란 문제다. 이와테현 미야코(宮古)시의 초등학교에서는 180명 수용 중인데 잠 잘 장소가 좁고 피난자끼리 싸움도 벌어진다고 한다.

물자부족으로는 휘발유가 가장 압도적일 만큼 이동이 불편하다. 속옷과 의류도 부족해 갈아입을 수 없는 이재민이 많다. 쓰나미로 많은 행방불명자가 난 이와테현에서는 안부정보를 구하려는 목소리가 높고, 원전 사고가 난 후쿠시마현에서는 방사선량 측정치 등의 정보가 부족하다는 불평도 나온다.

후쿠시마현 카와마타(川俣)읍의 한 초등학교(150명 수용)에 피난한 사람 중 대부분은 원전사고로 피난지시를 받고 온 나미에(浪江)읍 주민들. 몸에 걸친 옷 달랑 하나로 왔기 때문에 돈도 없고 해서 집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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