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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올 살림은 뭘로하나” 발끈
뉴스종합| 2011-03-24 13:39
서울 2047억 경기도 5194억

지방세 수입 손실 불가피

先지급 後정산 요구

정부 “거래활성화땐 더 유리”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동산 취득세 50% 감면에 따라 줄어드는 재정수입을 내년에 보전해주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취득세 예상수입을 고려해 예산을 책정했는데, 당장 어떻게 재정을 운영하느냐는 불만을 일제히 제기하고 있는 것.

중앙정부와 지지체 간 취득세 50% 감면조치를 둘러싼 갈등의 핵심은 ‘선(先)감면 뒤 후(後)보전’과 취득세 감면으로 인한 거래활성화에 따른 ‘재정수입 감소 규모’ 등 두 가지로 압축된다.

기획재정부 등 중앙정부는 “취득세 감면에 따른 지자체의 반발은 예견됐던 일로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예비비로 지방정부의 재정손실 전액을 보전해 주겠다”고 밝혔다. 또 “취득세 감면으로 지방세수가 줄어든다고 하지만, 세금이 줄어 거래가 활성화되면 세수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인천 경기도는 일제히 “재정압박을 가져오는 취득세 감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정부안대로 시행되면 서울시 지방세 손실이 2047억원, 25개 자치구 2932억원, 시교육청 1106억원 등 모두 6085억원의 재정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매월 저소득계층의 복지예산, 도로 등 시설 유지ㆍ관리ㆍ보수 등을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예산이 있게 마련인데, 정부 방침대로 연말에 정산받는다면 그 천문학적인 돈을 당장 어디에서 조달하겠느냐”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정부가 재정손실을 보전해 주려면 최소한 월 단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지자체들 역시 당장 재정공백이 불가피하다며 추가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세나 자동차세 등과 달리 취득세는 연중 수시로 들어오는 수입원인 탓에 연말에 보전이 이뤄진다고 해도 1년 내내 수입이 줄어들어 지출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취득세를 50% 감면할 경우, 경기도는 5194억원, 인천시는 3168억원 세입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등은 일단 지방채 발행이나 차입 등으로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면서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취득세 감소로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중앙정부의 예측에 대해서도 지자체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취득세보다 규모가 큰 국세인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것이 주택거래 활성화에 더 효과적”이라고 반박했다. 당초 정부는 3ㆍ22 주택거래활성화 대책에 양도세 감면 확대 및 기한연장을 포함했었으나 행정안전부의 강력한 반발에 따라 무산됐다.

서울시는 “정부가 조만간 지방세수 보전대책 TF팀을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기로 했다”며 “TF팀과의 협상에서 서울시의 선지급 후정산 원칙이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하며,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지방행정 서비스에 엄청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자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현재 8대 2 구조인 국세 대 지방세 비율을 G20 국가 수준인 5대 5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수한 기자/so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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