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렉스 세계랭킹이 그나마 고마울 따름이다. 냉정하게 최근 성적만 놓고 보면 ‘톱 10’에도 못드는 신세니 말이다.
이제는 ‘골프황제’라는 칭호도 슬슬 어색해지고 있는 타이거 우즈(36)가 미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이하 SI)와 골프닷컴이 매긴 현 남자골프 세계랭킹에서 톱 10에도 못드는 수모를 당했다. SI와 골프닷컴은 매주 15명의 골프전문 컬럼니스트들이 매주 1위에서 10위까지 포인트를 차등해 부과한 뒤 합산해 ‘SI 랭킹’을 발표하고 있다.
현재 세계랭킹 5위인 타이거 우즈는 SI 랭킹에서 1위 10점~10위 1점을 부여하는 15명의 컬럼니스트로부터 단 1점을 받았다. 1위 마르틴 카이머(150점 만점)와 비교하면 그 참담(?)한 실상이 잘 느껴진다. 1위 표는 못받더라도 얼마간의 중위권 표를 받을 수 있을 것란 일부 예상과는 달리 한마디로 ‘깜이 안된다’는 평을 받은 것이다. 필 미켈슨이 28포인트를 얻은 것과도 비교된다.
SI랭킹에서는 독일의 마르틴 카이머가 1위 표 15개를 휩쓸어 150포인트로 1위를 차지했고, 북아일랜드의 그래엄 맥도웰이 115포인트로 2위에 올랐다. 현 세계랭킹에서는 4위지만 꾸준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에서 2위 표를 많이 받았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110포인트로 세계랭킹과 같은 3위에 랭크됐고, 현재 랭킹 2위인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SI랭킹에서는 4위로 평가됐다.
이밖에 매트 쿠처, 닉 와트니, 버바 왓슨, 더스틴 존슨, 로리 매킬로이, 폴 케이시가 그 뒤를 이으며 톱10에 포함됐다. 세계랭킹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선수는 장타자 왓슨으로, 세계랭킹 17위이지만 SI랭킹은 7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SI랭킹이 객관적인 권위를 가진 건 아니지만, 현재의 실질적 체감랭킹과 현저히 차이가 나는 세계랭킹 시스템의 허점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는 제공하는 셈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