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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마음 놓고 먹을것이 없다”
뉴스종합| 2011-04-06 11:54
“일식 굳이 안 먹겠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해산물에까지 오염된 사실이 확인되자 아시아에서 일본 음식 소비량이 급감하고 있다.

일본 식품 수입을 금지한 국가는 최소 25개국으로 늘어나 일본산 먹을거리에 대한 방사능 공포는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아시아인 일식집 안 간다=일본 원전 사고로 방사능 공포가 수돗물, 농산물, 해산물까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아시아에서 일본 음식에 대한 기피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식품 수입 세계 1위인 홍콩의 일식 레스토랑은 방사능 누출의 직격탄을 맞았다.

황자허 홍콩음식협회장은 “동일본 지진 발생 후 약 600점에 달하는 홍콩 내 일본 식당의 매출이 평균 20% 감소했다”고 말했다.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의 한 직원은 “이 상황에 굳이 일본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홍콩 손님이 줄어 평상시의 3분의 2 수준”이라고 전했다.

동남아시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싱가포르에서 일식 레스토랑 4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RE&S엔터프라이제스는 “일본산 생선과 채소는 방사능 오염 우려가 없는 오사카 등 서일본 지역에서 수입되고 있지만 손님이 찾지 않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신문은 “지난해 일본이 수출한 농수산물 가운데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23억엔으로 73.6%에 달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일본 농수산물 수출 타격은 막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국가는 최소 25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인도는 세계 최초로 일본산 식품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그동안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 일부 국가가 일본산 식품 수입 금지조치를 취했지만 이들은 일본의 일부 지방에서 나오는 식품의 수입을 금지해왔다.

또한 유럽연합(EU)과 오만은 5일 일본에서 생산되는 식품과 사료 등에 대해 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 WTO에 일본산 식품 수입제한 조치가 통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日 어시장 썰렁, 농산물값 급락=일본 정부는 5일 사고 원전에서 남쪽으로 약 79㎞ 떨어진 아바라키 앞바다에서 1일 잡힌 까나리에서 ㎏당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각각 4080베크렐, 526베크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에서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출로 연어 등 극동지역 수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공포가 현실화하자 일본의 최대 수산시상인 쓰키지 어시장에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달 말 하루 평균 거래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고, 근해에서 잡히는 고등어와 정어리는 60~70% 급감했다.

일본 내 스시집 매출은 대지진 이후 70%까지 추락했다. 출하규제, 조업정지에 망연자실한 이바라키 현 어민은 “방사성 물질 오염수 방출을 즉각 중단하라”고 간 나오토 총리와 도쿄전력에 항의문을 보냈다.

해산물의 방사성 물질 축적도는 낮다며 냉정한 대응을 촉구했던 일본 정부도 사태가 심각해지자 서둘러 어류 방사성 물질 잠정 기준치를 채소와 같은 ㎏당 2000베크렐(방사성 요오드), 500베크렐(방사성 세슘)로 결정했다.

어패류에 관해서는 방사성 물질 기준치도 없는 상태였다.

아울러 관동지역에서 재배되는 농산물 가격은 급락, 양배추 도매값은 지진 직전 대비 절반으로 떨어졌다. 파값은 30% 이상 내렸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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