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봄타는 식품업계 ‘쿨한 동거’ 바람
뉴스종합| 2011-04-08 10:26
풀무원 두부와 묶어 판매

드레싱 매출 94% 수직상승


스타벅스, 컵커피 기술만 제공

판매는 동서식품에 위탁


식품업계에 짝짓기가 각광받고 있다. 유통시장에서 진검승부를 벌이던 숙명의 라이벌이 적대적 관계를 청산한 채 생산과 유통을 사이좋게 분담하며 찰떡궁합을 과시하는 적과의 동침이 유행이다.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짬뽕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짬자면이 있는 것처럼, 전혀 다른 상품을 패지키로 묶어 파는 상품 간 짝짓기도 한창이다.

거의 비용을 들이지 않고 매출 증대나 사업다각화 등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게 식품업체가 짝짓기 마케팅의 매력에 빠져드는 이유다. CJ제일제당 풀무원 웅진식품 대상 오뚜기 등이 짝짓기로 식품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대표주자다.

풀무원 ‘쉐프메이드-오리엔탈 드레싱’과 두부
▶적과의 동침으로 영토 확장 노린다
=프랑스의 다논은 6일 서울우유와 발효유(액티비아) 위탁판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글로벌 유가공 업체인 다논이 대한민국 발효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국에 거미줄 같은 유통채널을 구축한 국내 유가공 1위기업 서울우유를 선택한 것.

서울우유는 다논뿐 아니라 동서식품 스타벅스와도 컵커피를 생산판매하는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다. 서울우유는 커피를 제조하고 동서식품은 판매, 스타벅스는 제조 레시피를 제공하는 3자 역할 분담 방식의 짝짓기인 셈이다.

음료시장의 라이벌 웅진식품과 풀무원샘물도 2008년부터 3년째 고소한 깨소금향을 풍기는 등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이 생산한 생수를 웅진식품이 자사의 대리점망을 통해 전국 슈퍼마켓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웅진식품은 현재 풀무원샘물의 500㎖ 페트병 생수를 전국 슈퍼마켓에 공급하고 있다.

오뚜기와 면사랑도 각각 역할을 분담하며 생면을 생산ㆍ판매하는 파트너십 관계사다. 막걸리 시장에도 기업 간 짝짓기가 유행이다. 대상FNF는 지난 2월부터 전통주 전문기업인 국순당과 손잡고 ‘종가집 김치공장’과 ‘전통주 생산공장’을 동시에 견학하는 ‘안심 공장투어’ 소비자 체험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충북 제천의 ‘대강 소백산 막걸리’, 경남 창녕 우포의 ‘탁사마’, 전북 전주주조의 ‘전주생막걸리’ 등 3종의 막걸리를 위탁판매 중이다. 롯데주류도 국내 최대 막걸리 업체인 서울탁주와 손잡았다.

▶짝짓기 마케팅이 고매출 일등공신

 

=풀무원은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간장과 참깨로 맛을 낸 ‘쉐프메이드-오리엔탈드레싱’을 두부와 매칭시켜 판매했다.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드레싱 매출은 전년 대비 94%나 상승하며 단숨에 드레싱 부문에서 고매출 1위를 차지했다.

풀무원은 시리얼 ‘뮤즐리’를 판매하면서 자사에서 생산한 냉장두유 ‘소야밀크’를 함께 묶어 판촉활동을 하고 있다. ‘뮤즐리’가 건강 시리얼이라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우유처럼 부드러운 콘셉트의 두유와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려 동반 구매를 유도하는 일석이조형 마케팅인 셈이다.

아예 처음부터 짝짓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도 있다. 대상은 ‘로제 스파게티소스’와 스파게티 면을 한데 묶어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로제 스파게티소스’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기획한 것으로 스파게티 면과 소스를 같이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아 동반 매출상승 효과를 거뒀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취향이나 욕구가 다양화하고 경쟁구도가 치열할수록 상품 또는 기업 간 제휴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며 “생존이란 공동의 목표를 위해선 적군과 아군이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상품 간 또는 기업 간 짝짓기를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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