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Feature
#1. 그 여자의 방
김윤영(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3학년)
주워 쓰거나 직접 만들거나
소파는 공원 담 밑에 버려져 있던 걸 친구랑 낑낑대면서 주워왔어요. 방 곳곳에 있는 캔버스도 미대 쓰레기장에 버려진 걸 모아다 다시 그린 거예요. 검은색, 흰색으로 지브라 무늬를 채워 넣거나 굵은 붓으로 알파벳만 새겨놔도 멋스러워요. 책상 위에 있는 수납장도 누가 버린 서랍장을 가져다가 흰색으로 다시 페인트칠만 새로 했어요.
남들이 안 쓰고 버린 물건들이야말로 생각을 바꾸면 괜찮은 게 많아요. 약간 손질만 하거나 아이디어만 보태면 괜찮은 물건으로 탈바꿈하거든요. 전 깨끗한 물건 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물건의 값어치는 제 손으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해요.
혼자서도 척척
L자 책상
제 로망이 ㄴ자 책상이었어요. 전공이 공간 디자인이기 때문에 방 벽면을 채울 수 있는 큰 작업대가 필요했거든요. 인터넷에 목재를 주문할 수 있는 사이트를 죄다 찾아서 가장 싼 가격에 ‘삼나무 집성목’을 주문했어요. 미리 사이즈를 재면 그대로 절단해서 배송해줘요. 나무만 주문하고 책상다리는 공간박스로 대신했어요.
L자 책상<왼쪽>, 폼보드 |
폼보드는 스티로폼 겉에 종이가 발라진 건데, 건축과나 실내 디자인과에서 모형 만들 때 자주 쓰는 거예요. 전시회가 끝나고 폼보드 큰 게 하나 보이길래 얼른 가져왔죠. 세입자라 벽에다 그림을 그리거나 압정을 박는 게 어려우니까 폼보드를 덧댔어요. 메모, 사진, 고지서, 시간표를 빼곡히 붙여놓을 수 있어서 편리해요.
베드 테이블
베드 테이블 |
#2. 그 남자의 방
강준구(방송통신대 경영학과 1학년)
주인아주머니를 잘 만나야 한다
세입자로서 가장 집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건, 주인아주머니 마음씨에요. 세입자 마음대로 집 꾸밀 권리를 호락호락하게 내어줄 분은 많지 않거든요. 집 꾸미는 것을 허락 맡는 일부터 신경 써야 합니다. 집을 계약하는 것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 계약할 때 음료수 하나라도 사 들고 가면 깐깐하게 굴었던 마음도 누그러지기 마련이죠. 계약서에 기물파손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 사전 합의 없이 벽지, 바닥 공사했다간 나중에 몇 배로 물어줘야 하는 재앙이 닥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계약서에 은근슬쩍 인테리어를 허가하는 조항을 끼워 넣기라도 해야 탈이 안 나요.
처음에는 욕심부리다가 많은 걸 사고 버렸어요. 이렇게 예뻐서 하나, 둘 사 모으다간 파산을 면치 못합니다. 게다가 아무런 컨셉트 없이 사들이면 나중에는 온통 너저분한 소품들이 따로 놀고 있을 뿐이니 미리 계획을 세우고 인테리어 테마를 명확하게 한 후 구입하도록 하세요.
STEP 1>테마 정하기
심플/ 편안한 공간/ 공부 등 목적에 맞게 테마를 정할 것.
STEP 2>톤 정하기
작은 방일수록 벽지는 밝은 톤으로 고를 것. 여러 색상을 쓰는 건 금물이다.
STEP 3>가구, 소품 구입하기
전체 톤에 맞춰 살 것. 색상이 맞지 않으면 눈길도 주지 않는다.
STEP 4>통일감은 유지하되 변형을 줘라
한 톤으로만 통일하면 단조로울 수 있으니 포인트 컬러를 줄 것.
공사는 내 손으로 한 땀 한 땀
벽지
벽지 상태부터 꼼꼼히 점검하세요. 월세방은 기존 벽지에 덧대서 도배를 합니다. 네 겹 다섯 겹씩 겹쳐져 있는지 꼭 확인해 봐야 해요. 습기가 차면 벽지가 울거나 벌어지기 때문. 페인트칠은 벽지가 아예 없거나, 한 겹일 때 색이 잘 나옵니다. 페인트 비용은 4평 반 기준 6만 7천원.
바닥
인테리어 전문점에서 데코타일을 직접 보고 인터넷에서 주문했어요. 바닥 공사는 장판을 걷어내고 바닥 청소부터 했습니다. 오래된 집일수록 표면이 오톨도톨하게 올라와 있거나 움푹 팬 데가 있는데,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 줘야 해요. 청소가 끝나면 온돌용 본드를 바르고 데코타일을 덮으면 됩니다. 바닥을 깔다 보면 반드시 데코 타일이 남기 마련인데 걸레받이로 1cm 정도는 가릴 수 있어요. 데코타일 한판(한 평 기준) 2만 5천원.
1. 수납은 공간 박스를 활용하자
이래저래 불필요한 짐이 자꾸만 쌓여간다면 공간박스를 활용해 보자. 화장품을 넣으면 화장대로, 책을 넣으면 책장으로, 옷을 돌돌 말아 정리하면 옷장으로 쓸 수 있다. 가격은 6개당 1만 5천원. 인터넷에서 구입 가능.
2. 인테리어 소품은 다이소에서 구입
다이소는 가난한 학생을 위한 최고의 인테리어 쇼핑센터다. 각종 소품을 1천원대부터 살 수 있다. 액자나 시계를 다이소에서 구입해서 아크릴 물감으로 칠하면 무한 변신이 가능하다.
3. 인테리어 공사는 차근차근 하나씩
기간을 넉넉히 잡아야 한다. 혼자서 한 번에 다 하려들다간 지쳐 나가떨어질 수 있다. 한쪽 벽면을 칠했다면 다음날 한쪽 벽면을 칠한다는 마음으로 할 것.
4. 꾸미고 싶다면 신축원룸이나 오피스텔은 피해라
지은 지 얼마 안 된 신축 원룸은 집주인이 깐깐해서 꾸미기가 어렵다. 오피스텔도 마찬가지. 신축원룸이나 오피스텔이 아닌 연립주택을 찾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