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T-50 수출, 경제효과는…가라앉지 않는 덤핑 논란
뉴스종합| 2011-04-13 08:56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첫 수출 가능성이 열렸지만 넘어야할 고비가 남아있다. 지난 12일 조석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발주 내용을 기초로 수출계약 규모를 추정해보면 고등훈련기 T-50 16대 총 4억달러 정도”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항공기 제작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수출 사업이다.

하지만 수출 예상 금액은 우리정부의 추정한 가격일 뿐 인도네시아 정부가 제안한 값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는 고등훈련기 16대를 새로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T-50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책정한 대당 가격은 2200~2500만달러 선이다. 4억달러라는 추정액은 T-50 전량을 2500만달러라는 최고값을 받고 팔았을 때 나올 수 있는 금액이다.

인도네시아 국방부가 우리나라에 전달한 공식서한의 내용은 ‘고등훈련기 대체수요가 생겨 공급자를 찾고 있으며, T-50을 우선협상 대상 기종으로 선정했다’는 정도다. 이제 협상을 시작하자는 의미다. 양국 협의 과정에서 가격이나 수출 조건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고등훈련기 수출 경험이 전무하다. 기술력과 안전성은 인정 받았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도 문제다. 수출 경험을 빨리 쌓기 위해 덤핑 계약을 맺을 수 있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다.

벌써부터 T-50 수출 대가로 인도네시아산(産) 수송기 ‘CN-235’ 4대를 우리정부가 역구매하기로 이면 합의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T-50 16대 구매가격인 4억달러에 부품 조달, 수송지원체계 구축 비용을 포함시키려 한다는 얘기도 있다. 우리정부는 이 주장에 대해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세부 수출 조건은 협상과정에서 결정된다며 여지를 남겨놨다.

T-50 수출을 위한 진짜 줄다리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을 제치고 이탈리아 ‘M-346’ 을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했지만, 1년에 넘게 협상이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해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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