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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현주소…신용위험 평가부서 기피 1순위
뉴스종합| 2011-04-21 10:24
은행·증권사 직원 70%이상

기업분석 기초지식도 없어

거래기업 현장평가 엄두못내


“금융기관의 핵심인력이 돼야 할 신용위험 평가 담당자들이 인사에서는 항상 후순위로 밀려 기피대상이 돼 버린 지 오래다.”

국내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부서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말이다. 신용평가 인력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얘기다.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 능력이 향상되려면 인력과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 금융회사들 대부분은 리스크관리 전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교육투자에도 인색할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능력보다 틀에 박힌 스펙 위주의 교육에 머물고 있다.

신용위험 관리 실패로 고생하는 금융회사들을 보면 리스크 관련 교육을 받았거나 실무에서 뛰어본 경험이 없는 전혀 없는 사람이 신용리스크 담당 경영자이거나 의사결정자가 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최근 컨설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행이나 증권사 직원 중 70% 이상이 신용위험 관리의 인프라인 회계나 기업분석 관련 기초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부자고객의 자산관리 담당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PB(프라이빗뱅킹) 업무 담당자들이 여기에 해당된다면 심각한 문제다. 이는 고객에 대한 배신행위다.

국내 금융회사들이 외국 컨설팅 회사의 도움을 받아 유행처럼 도입했던 RM(Relationship Manager)제도가 오랜 기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도 리스크 관리능력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용위험 관리 경험자를 늘리는 것이 RM제도 성공의 필수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사전 준비 없이 서둘러 도입한 탓이다.

의사결정 경험이 풍부한 신용위험 평가 전문요원을 찾기는 더욱 어렵다. 2~3년마다 이뤄지는 부서이동으로 전문성을 기를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신용위험평가 인력도 너무나 부족해 거래기업에 대한 현장평가가 불가능할 정도다.

신용위험 평가 담당자들은 금융회사의 핵심인력으로 키워야 한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신용위험 관리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영업 부문을 중시해온 관행으로 사업성과에 대한 인센티브는 물론 인사에서도 신용위험을 다루는 직원들이 뒤로 밀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급여 수준도 영업 부문보다 더 많거나 뒤지지 않는 선진 외국금융기관들과 달리 크게 뒤지고 있다.

리스크를 반영한 성과평가가 공정하게 이뤄지고 영업 부문 등 일부 비즈니스에 한정돼 있는 보상체계도 개선하는 일이 신용위험 평가 인력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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