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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성과없다” 비판에 ‘손에 잡히는’ 액션플랜 가동
뉴스종합| 2011-04-25 11:39
“대화통해 달라진 건 없어

北권력 변화 의지가 문제”


독일처럼 급작스런 통일대비

임기내 통일기반 조성 주력

대북 실용주의 기조 견지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8ㆍ15 경축사를 통해 공론화한 ‘통일세(통일 재원)’ 문제는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현 정부의 최대 관심사이자 당면 현안이다. 대선공약인 ‘비핵ㆍ개방ㆍ3000’이 대북 정책의 원칙에 관한 것이라면, 통일세는 미래 통일에 대비한 보다 구체적인 정책과제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청와대는 최근 후자에 방점을 두고 있다. 

청와대는 정부와 별도로 그동안 통일ㆍ외교 참모들을 중심으로 통일재원 마련에 관한 여론을 청취, 수렴해왔다. 정부는 이달 중순 국회의원과 부처 고위관료,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한나라당 통일정책 TF로부터 통일재원 마련 방식에 관한 논의 내용을 넘겨받았고, 국회에서는 지난주 통일재원 마련 방식에 관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앞선 정부들이 한반도 평화정착을 앞당긴다는 명분으로 유화정책에 주력했다면,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철학은 통일시대에 대비한 보다 근본적이고 실용적인 기조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최근 북ㆍ중 양국의 집요한 남북회담 요구에 대해,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 변화를 담보하지 않는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치 않다.

이 관계자는 “지난 수십년간 북한과 대화를 해왔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면서 “남북 회담을 통한 평화정착 여부는 북한 권력이 스스로 변화 의지를 보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통일재원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독재권력이 잇달아 권좌를 내놓고 있는 최근 중동 사태와 시간이 갈수록 민심이 이반되고 있는 북한의 실정 등을 종합 고려할 때 통일준비 작업을 더 늦춰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에 대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약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통일재원 방안이야말로 통일 시대를 대비하는 정부 차원의 첫 번째 구체적 노력이며 차기 정부에 물려주게 될 중요한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통일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할 경우 독일처럼 급작스럽게 상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통일재원의 기본 틀을 임기 내에 만들어 놓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통일세를 기본 모델로 삼았지만 세금 신설이나 징수에 대한 여론이 만만치 않다”며 “정부안이 만들어지면 전문가들과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해 법제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회에는 김충환, 정의화 한나라당 의원과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 등이 발의한 통일재원 관련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여권 관계자는 “오는 6월 정부시안이 공개되면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과 함께 본격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로서는 통일기금 형태로 남북협력기금 불용액과 예산 일부를 적립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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