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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죽어서도 美 괴롭힌다?
뉴스종합| 2011-05-03 00:32
삼국지에서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아버렸던 것처럼 죽은 오사마 빈 라덴이 산 미국을 끊임없이 괴롭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공적 1호 빈 라덴의 제거로 미국인들이 잠시 축제 분위기에 빠졌지만 대테러 전쟁을 수행해온 미국,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기뻐할 틈도 없이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움직임에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빈 라덴은 죽었지만 오히려 더 위험스런 보복 테러 등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수배를 받아온 빈 라덴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결코 산 채로 붙잡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죽는다면 무수한 추종자들이 자신이 걸어왔던 길을 따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 ”산 채로 포로가 되지 않겠다는 빈 라덴의 말은 현실화됐고 무수한 추종자들이 실제 빈 라덴의 길을 걸어갈지 여부가 이제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군사작전 직후 빈 라덴의 시신을 수장했다고 신속히 공개한 것은 바로 순교자로서의 빈 라덴의 위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주검을 어떻게 처리할지 골치 아픈데다 매장할 경우 그곳이 테러리스트들의 성지가 돼 버리는 상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신을 전격적으로 수장함으로써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을 확산시키고 심지어 그가 실제 죽었는지에 대한 논란까지 낳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빈 라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뒤 각국 정부는 일제히 보복 테러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책 마련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자국민에게 여행 경보를 격상했으며, 외국 주재 공관에 대한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빈 라덴의 사망이 장기적으로 알-카에다 조직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면서도 단기적인 보복 테러를 우려하고 있다.

런던정경대 국제관계학센터에서 연구 중인 로저 하디는 BBC에 출연해 ”빈 라덴의 죽음이 미국에 대항한 이슬람의 성전의 사기를 크게 떨어트리겠지만 성전을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 전문가로 통하는 아흐메드 라시드는 ”알-카에다가 튀니지아, 이집트, 시리아와 걸프 국가들의 새로운 세력들 틈바구니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지만 빈 라덴의 죽음으로 이러한 시도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알-카에다 및 산하 파키스탄 조직들이 빈 라덴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파키스탄에서 폭탄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면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를 보복 테러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았다.

BBC는 ”빈 라덴의 추종자들은 빈 라덴의 죽음이 그들의 성전 수행 능력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과시하려 할지 모른다“면서 ”따라서 단기적인 보복테러가 우려되지만 장기적으로 알-카에다 이데올로기의 영향력이 쇠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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