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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라덴, 부인을 방패막이로 이용...수장에 대해서는 논란.
뉴스종합| 2011-05-03 10:54
지난 2일 새벽 1시 (파키스탄 현지시간)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의 급습을 받은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은 그의 부인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부인은 미 특수부대원의 총에 맞아 숨졌고, 조금 뒤 빈 라덴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빈 라덴이 지난 몇 년간 해왔던 말들은 거짓에 불과했다. 빈 라덴이 한 짓을 보라. 그는 다른 사람 등 뒤에 숨었다. 그도 인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 언론들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빈 라덴 사살 작전 수립 과정과 작전 당시 상황을 상세히 전했다. 특히 브레넌 보좌관은 작전 도중 사망한 5명 가운데 여성은 빈 라덴의 부인이라며 그녀가 인간방패로 이용됐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빈 라덴의 은신처를 발견하는데는 한 연락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연락책에 대한 정보는 9ㆍ11 테러 용의자로 현재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있는 아부 파라즈 알 리비 등으로부터 입수됐다. 그는 빈 라덴의 신임을 받는 밀사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후 이 연락책의 주 활동 지역은 파키스탄이라는 사실도 파악됐다.

이같은 정보 수집을 근거로 빈 라덴이 아보타바드의 한 저택에 숨어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8일 마지막 점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3가지 옵션이 있었다며 ▷특수부대를 이용한 급습 ▷전투기를 통한 공습 ▷보다 정확한 정보 수집 때까지 작전 보류 등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ABC방송은 실제 오바마 대통령이 B-2 스텔스 폭격기로 타격하는 계획도 수립하고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폭격으로 건물이 박살날 경우 빈 라덴의 신원을 확인하기 어려운데다, 주변의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실행을 불허했다. 결국 이날 오전 오바마는 헬리콥터를 이용해 네이비실 요원을 투입하는 군사 작전을 승인한 뒤 토네이도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시찰을 떠났다.

네이비실은 그간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공군기지 인근에 빈 라덴의 은신처와 동일하게 꾸며진 시설에서 가상 훈련을 하며 실전 투입에 대비해왔다. 이들은 우선 빈 라덴에게 항복할 기회를 주고 그가 저항하면 사살한다는 시나리오에 따라 연습했다.

마침내 작전이 개시되고 빈 라덴의 거처에 투입된 특수부대원들은 방마다 뒤지며 빈 라덴을 찾았다. 타임지는 빈 라덴 부인이 특수부대원들이 접근했을 당시 남편의 이름을 부른 것이 빈 라덴을 발견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신분이 드러난 빈 라덴은 결사적으로 저항해 결국 머리에 총을 맞고 죽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미 주요 국가안보팀 멤버들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작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작전이 성공리에 끝난 뒤 미 정보당국은 빈 라덴 거처에 있던 서류, 컴퓨터 파일 등도 수거했다. 미 고위 정보당국 관계자는 “다른 테러 용의자들을 잡는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종료 후 현장을 찾은 미 언론들은 어지럽혀진 집안 내부와 피가 흥건하게 고인 바닥 등의 모습을 전했다. 이 저택에 있는 텃밭에는 채소들도 자라고 있었다. 이웃들은 이 집에 커다란 랜드크루저와 비싼 차들이 들어가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빈 라덴의 수장(水葬)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빈 라덴의 시신은 아라비아해 북부 해역에 수장됐으며 이슬람식 종교의식도 치러졌다. 하지만 일부 이슬람 종교지도자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시신을 수장하는 것은 이슬람 전통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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