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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직원 투신자살...예금인출로 고민
뉴스종합| 2011-05-04 03:05
부산저축은행 부실감독과 관련해 검찰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직원이 자신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산2저축은행에서의 예금인출을 두고 고민했으나 이 일이 저축은행 비리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금감원의 해명이다.

3일 오후 4시51분께 부산 남구 대연동 모 아파트 101동 1층 출입구 바닥에서 금감원 부산지원 수석조사역인 김모(43)씨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비원은 “갑자기 쿵하는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바닥에 사람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김씨는 이날 오후 4시48분 주민 3명과 함께 승강기를 탔고 혼자 23층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가 23층과 24층 사이 계단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와이셔츠 차림으로 승강기를 탔고 무거운 짐을 옮기는 주민을 도와주기도 했다.

17층에 사는 김씨는 20층을 눌렀다가 주민들이 모두 내리자 맨 위층인 23층을 눌렀으며 주머니에서 담뱃갑을 꺼내 손에 들고 승강기에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김씨의 집과 소지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김씨는 이날 정상 출근해 오후 4시까지 금감원 부산지원 사무실에서 근무한 뒤 휴대전화와 양복 상의를 둔 채 외출을 했고 50분 뒤에 숨진 채 발견돼 자살 동기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의 명문대 출신으로 회계사인 김씨는 중간간부에 속하는 3급으로 2007년 금감원 부산지원으로 발령이 났으며 부인과 자녀 2명을 두고 있다.

자살 원인에 대해 경찰과 금감원 측은 예금인출에서 찾고 있다. 지난 2월17일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다음날 김씨의 부인이 정상 영업중인 부산2저축은행에서 5700만원의 예금을 찾았다는 것이다.

김씨의 부인은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을 언론을 통해 알고 번호표를 뽑아 자신과 자녀명의로 된 10개 계좌에 있던 예금을 정상적으로 모두 찾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에도 김씨 부인과 자녀 명의로 3700만원의 예금이 있었으나 김씨의 부인은 이를 인출하지 못하고 가지급금 2천만원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달 28일 금감원에서 ‘2월17일부터 19일까지 저축은행에서 돈을 인출한 직원이 있으면 신고하라’는 내부지침에 따라 부인이 정상적으로 예금을 인출했다고 자신신고했고 저축은행사태가 확대되자 구설에 오를 수 있다며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부산지원은 “김씨는 내부 경영부문 기획업무 중 유관기관간 대외협력업무를 맡았으며 저축은행과는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부산저축은행 비리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금감원 직원들이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이후부터 부산2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된 날까지 저축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한 사실이 있는 지 자체조사를 했지만 이와 관련, 김씨에게 전화통화를 하거나 이메일 또는 메신저를 이용해 연락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부산 금감원 관계자는 “김씨가 부인 등 명의로 부산2저축은행에 5천300만원을 예치했다가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자 이자를 포함해 5천700만원을 인출했다”며 “김씨가 예금을 찾을 당시는 부산2저축은행은 정상 영업중이었고 김씨도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예금을 인출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사태의 부실감독과 관련해 현재까지 금감원 직원들을 소환조사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김씨가 내사 대상이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시신을 인근 병원으로 옮기고 검찰 지휘를받아 부검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타살 용의점이 없어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하고 수사를 종결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유족과 금감원 직원 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숨진 김씨가 저축은행에서돈을 인출한 것을 두고 고민했고 아파트 승강기에 설치된 CCTV를 확인한 결과, 김씨가 혼자 23층에 내린 것으로 드러나 타살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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