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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학교의 반격...경남 기숙형 고등학교 인기
뉴스종합| 2011-05-10 08:00
‘도시로, 도시로~’ 떠나가던 농촌학교의 학생들이 거꾸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모여들고 있다. 낙후된 농촌의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시골학교들의 대반격이 시작된 곳은 경남의 기숙형 고등학교들이다.

경남지역에 기숙형 고등학교가 본격 설립된 것은 2008년 부터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농어촌 학교 살리기 정책의 하나로 10개 군의 읍 소재 고등학교 10곳을 기숙형 고등학교를 지정했고 이들 학교는 기숙사 건립 등 준비를 거쳐 지난 2010년부터 기숙형 고등학교의 운영을 시작했다. 기숙형 고등학교는 교과부와 도교육청이 학교에 기숙사를 지어주고 지자체는 운영비와 급식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단순히 숙식을 해결하는 기숙사가 딸린 것이 아니라 일부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기숙사와 연계해 방과 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있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불과 1년의 짧은 기간이지만 의령고ㆍ함안고ㆍ창녕 영산고ㆍ고성 중앙고ㆍ남해 제일고ㆍ하동고ㆍ산청고ㆍ함양고ㆍ거창여고ㆍ합천고 등 10개 기숙형 고등학교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줄어드는 농촌 인구 탓에 매년 신입생 정원이 미달됐지만, 기숙형으로 전환된 뒤에는 신입생 충원율이 모두 100%를 넘어서 입학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해당 군내 학생들은 물론, 인근 도시의 학생들까지 지원하고 있다. 신입생 수준도 덩달아 높아져 기본적으로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50% 이내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고 일부 학교는 30% 이내의 우수학생들이 지원할 정도다.

재학생들 역시 수능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 군지역 전체의 수능성적을 향상시키는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거창군은 지난해 수능 4개 영역 모두에서 표준점수 상위 전국 30개 시ㆍ군ㆍ구에 들었고 함양군은 언어영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표준점수 상위 30개 시ㆍ군ㆍ구에 포함됐다.

표준점수 평균이 가장 향상된 상위 30개 시ㆍ군ㆍ구에는 창녕군과 하동군, 남해군, 합천군, 산청군, 함양군이 포함됐다. 1~2등급 비율이 증가한 상위 30개 시ㆍ군ㆍ구에는 창녕군, 하동군, 합천군, 남해군, 함양군, 산청군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에 8~9 등급 비율이 가장 많이 감소한 30개 시ㆍ군ㆍ구에는 의령군, 창녕군, 함양군, 하동군, 함안군, 산청군이 포함됐다.

경남도교육청 이남형 장학사는 “농촌지역 기숙형고가 재학생들의 수능성적 뿐만 아니라 인근 학교들의 경쟁심리까지 자극해 덩달아 수능성적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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