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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치는 날만은 제발…
엔터테인먼트| 2011-05-12 09:26
지난주 토요일을 잊을 수가 없네요.

다들 아시겠지만 어찌나 그렇게도 비가 많이 쏟아지던지…. 첫 대기라서 새벽부터 출근해서 죽 대기(팀이 취소되어서 계속 대기함)하고 있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아! 그냥 휴장 안 하나’ 싶은 그런 날. 2부 대기가 시작되고 갑자기 찾아온 소강상태.

정말 신기하게도 어찌나 잘 알고 찾아들 오시는지, 부랴 부랴 일을 나갔습니다.

그런데 9홀도 돌기 전에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하고, 그와 함께 콰과광, 번쩍. 정말 일하기 싫은 번개가 치는데 그 속에서 우리 고객님 왈 “괜찮아~ 괜찮아~ 지나가는 비야!” 하시며 늠름히 티박스에 올라가셔서 티샷을 하고 계십니다. 번쩍! 올라가는 드라이버가 어찌나 무섭게 보이던지…. 실제로 플레이 도중 클럽을 들고 있다 벼락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왕왕 있곤 합니다.

그래서 골프장에서는 비나 눈은 아무리 폭우, 폭설이 오더라도 강제적으로 철수시키지는 않지만, 번개 치는 자연현상에는 속수무책이라 급하게 강제 철수를 진행합니다. 번개 치는 날이면 이 강제 철수의 집행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지요.

그런데 사실 주말 골퍼분들은 부킹하기도 힘들 뿐더러 이왕 플레이를 시작했고 옷도 젖었다며 계속 플레이를 강행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 팀은 9홀을 넘어갔습니다. 코스에 있는 나머지 팀들 다 올라가는데, 우리 팀만 9홀 넘어간거죠. 너무도 우울한 소식입니다.

10홀에서 다행히 번개가 더욱 거세져서 회사에서 위험하다고 철수 명령 떨어져서 간신히 들어왔습니다. 휴~.

캐디로서 일을 하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천둥 번개 치는데 그때까지 골프 꼭 쳐야 하는 겁니까. 골퍼님들, 폭우도 견디기 힘들지만 벼락은 너무도 무섭습니다. 나만은 안전하다는 안전불감증은 너무도 위험합니다.

고객님, 저는 안전을 꼬~옥 지키고 싶습니다.

우울한 비 오는 주말이었습니다. 에효효.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박성은 기자(전 캐슬렉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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