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울역 사제폭탄 용의자, 선물풋옵션 투자 뒤 이득 보려 범행
뉴스종합| 2011-05-15 15:19
지난 12일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 보관함에 폭발물을 설치해 터뜨린 피의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중 주범으로 지목되는 피의자 김 모(43)씨는 특수강도로 4년간 복역하다 지난해 7월 출소해 3억원을 주변에서 빌려 주식 선물거래에 투자했다가 실패하자 다시 돈을 빌려 범행을 저질러 이득을 볼 요량으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서울지방경찰청 측은 김씨는 3억원의 투자 실패 후 빚독촉을 받게 되자 “내가 죽던지 어디 폭탄이라도 한 번 터뜨려 버리겠다”고 말하고 다니다 주변에서 “왜 실천하지 않고 거짓말만 하고 다니느냐”는 말을 듣고 ‘뱉은 말을 실제로 실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 11일 지인으로부터 5000만원을 빌려 선물옵션에 풋옵션으로 투자한 뒤 옵션 만기일인 12일을 D-day로 잡아 공공시설에서 폭발사건이 발생하면 주가가 어느 정도 떨어져 많은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범행을 실행했다.

폭발물 재료를 구입해 준 피의자 이 모씨(36세)는 “평소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돈이 많은 것처럼 행세하며 사업자금으로 1억원을 빌려주겠다고 한 김씨가 필요한 물품을 사러가는데 같이 가자고 해서 자기 차량에 김씨를 태우고 다니며 함께 물건을 구매했다”며 “그 재료가 폭발물 제조에 사용될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폭발물이 든 가방을 물품 보관함에 투입하는 임무를 맡은 박 모씨(51)는 평소 알고 지내던 강원도 사북 소재 전당포 사장이 “아는 사람 심부름을 해주면 돈이 될 것”이라며 김 모씨를 소개시켜 줘 처음 만났다.

박씨는 지난 4월 중순 김씨를 처음 만나 지난 12일 새벽 4시 30분경 천호대교 남단에서 김씨로부터 가방 2개를 넘겨받아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물품 보관함에 넣었다.

박씨는 이 임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3000만원을 받기로 했지만, 아직 그 비용을 지급받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반사회적 이상 성격자에 의한 북특정 다수에 대한 테러 등의 목적이 아니라 개인적인 경제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해진 범죄로 판단된다”며 “피의자들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후 서울지방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 서초경찰서 합동으로 수사역량을 집중해 CCTV를 분석하는 한편, 교통카드 확인, 목격자 탐문수사,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통해 폭발물 구성재료인 타이머, 화약, 배터리 등의 출처에 대해 다각적인 수사를 전개했다.

그러던 중 범행용 타이머가 국내 H사 제품인 것으로 확인돼 제조사를 상대로 구매자들을 파악하던 중 지난 4일 경기 파주 소재 제조회사로 35~40세 가량의 남자가 직접 방문해 타이머 2개를 구입한 사실에 주목했다.

경찰은 이 회사 통화내역을 분석해 피의자 이 모씨의 인적사항 및 소재를 파악했고, 지난 14일 임의동행해 수사해 이씨로부터 김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김씨 소재를 확인했다.

김씨는 경기도 양평에서 14일 저녁 5시 25분경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다시 김씨로부터 물품 보관함에 폭발물을 투입한 박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박씨에게 심부름값 3000만원을 지불하겠다고 해 박씨를 유인, 14일 밤 9시 10분경 강동구 천호동에서 박씨를 긴급체포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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