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전현무(34·사진) 아나운서는 요즘 예능에서 밉상, 진상, 하극상 등의 캐릭터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남자의 자격’ 신원호 PD도 말썽꾸러기가 필요하다며 새 멤버로 전현무를 투입했다.
전현무는 가장 나이 많은 이경규에게도 기가 죽지 않고 도전한다. 이경규도 전현무에게 “나에게 마구 대해라, 들이대라”고 주문한다.
전현무는 “경규형이 이런 이야기한 걸 몹시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하면서도 “내가 경규형을 누르는 게 아니다. 경규형에게 덤비지만 깨갱하고 물러나 안쓰럽게 된다. 결국 한소리 듣고 끝난다. 하지만 나는 죽이 되건 밥이 되건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원체 소심하고 신중하며, 낯을 가려 교만하고 거만해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팀에 활력을 심어주는 건전한 자극제로서의 역할을 원하는 듯했다.
전현무는 ‘모태 천방지축’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시키는대로 말 잘 듣는 입시교육의 최대 피해자라는 것.
전현무는 “하도 억눌려 지내 분출된 것이다. ‘스타골든벨’에서 밉상 캐릭터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정말 재미없게 살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할 줄 아는 게 없다. 노래도 못하고 춤도 못춘다. 루시퍼 춤, 그게 춤입니까. 몸부림이지”라고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나는 ‘남격’을 통해 열심히 사는 동년배 직장인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내가 만약 스포츠도 잘하고, 웨이크보드도 바로 타면 그림은 좋겠지만 감동을 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직장인의 표본, 대리만족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직장인이 리얼 예능에 고정으로 참가하는 건 전현무가 처음이다. 그는 “연예인은 우리와는 다르다. 나는 직장생활 8년째, 회당 1만8000원 받고 일하는 사람”이라며 “직장인 대부분이 그렇다. 부모와 학교, 직장에서 시키는대로 했다. 그렇게 달려오다 보니 ‘이게 아니다’면서 직장인밴드도 하는 게 아닐까. 나는 직장인 대표로 참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현무는 초창기 비호감 캐릭터로 인해 안티가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고 한다. 그는 “초반에는 나를 각인시키기 위해 오버하고 무리한 경우가 많았다. 요즘 재방송을 보면 낯 뜨겁다. 너무 튀려 한다고 싫어하는 PD도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남격’ 신 PD였다. 하지만 그 PD가 내가 양준혁 신고식 몰카에서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걸 본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남격’에서는 여대를 방문한 전현무가 아이돌 가수보다 더 높은 인기를 실감했다. ‘남격’ 배낭여행 특집을 위해 16일 호주로 떠난 전현무는 “굳이 1인자가 될 필요는 없다. 최고가 되기보다는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