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노선 버스 없어서...어느 중소기업의 기막힌 구인난
뉴스종합| 2011-05-21 09:07
전국 1만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일자리 애로사항을 조사하고 있는 고용노동부가 현장에서 들려오는 예상치 못한 지적에 내심 놀라고 있다. 교통불만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지목되는가 하면 고용 창출을 가로막는 세제 등 기막힌 사연이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부천 원미구에 소재하고 있는 A기업은 교통문제로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오정구에 구직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연결 버스노선이 없어 채용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이에 부천고용노동지청과 부천시청은 협의를 통해 연계버스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김포시 월곶면 소재 B사업장은 교통 불편으로 직원들이 집단 퇴사했다. 최근 6개월간 15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는데, 모두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C기업은 사업장 출퇴근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편이 한 대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어렵게 내국인 근로자와 연락해 면접을 봐도 교통편이 좋지 않아 입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구미산업단지에 위치한 D업체도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밖에 다니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들 이외에도 교통불편을 호소한 곳은 수두룩하다.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는 산업단지까지 오는 버스가 많지 않아 구직을 꺼리고 있으며, 인천 청라산업단지, 광주 평동공단, 울산 달천농공단지, 수원산업단지 등 버스 운행이 많지 않은 점을 구인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했다.

산업단지에 위치한 기업주들이 공동의 셔틀버스를 마련해 운영하려 해도 관련 법안이 갖춰지지 않아 이도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은 회사의 장과 1개의 운송계약으로 소속 구성원의 통근 목적으로만 운행 가능하게 되어 있어 복수의 사업자가 공동으로 셔틀버스를 활용하는 것은 어렵게 되어 있다.

교통불편 이외에도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근로자수 50인 초과 사업장에 대해 부과되고 50인 이하 사업장에는 부과되지 않는 종업원할지방세가 추가 고용을 가로막는 것으로 지적됐으며, 파트타임 간호사 수는 의료수가등급 적용시 반영되지 않아 파트타임 간호사를 채용하지 않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65세 이상 고령자들도 일할 능력이 충분한 데 실업급여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지난 2004년 이후 택배 차량 증차를 불허해 물류업계에 대한 노동 강도가 높아졌으며, 구직자들이 취업을 꺼려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고용부는 6월말까지 현장지원 활동을 추진하고 발굴된 애로사항을 관계부처 및 자치단체와 협의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지역단위 과제는 시장, 도지사가 위원장인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등에 상정하기로 했다. 최종 결과는 오는 7월께 국무회의 또는 국민경제대책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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