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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럽권 첫 IMF 총재 물거품? ‘라가르드 카드’에 대항마 없다
뉴스종합| 2011-05-23 07:37
성폭행 협의로 물러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후임 인선이 다가오면서 유럽권과 비유럽권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을 한목소리로 지지하는 유럽권과는 달리 비유럽권에선 적임자를 두고 각기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어 첫 비유럽권 총재가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IMF 총재직을 계속 유럽인들이 맡는 것은 기금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신흥국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는 이번 주말에 일사불란하게 라가르드 장관을 후보로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22일 보도했다. 

21일에는 독일과 이탈리아 등에 이어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라가르드를 신임 총재 후보로 지지한다고 밝혀 유럽권역의 단일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오스본 장관은 성명에서 “그녀를 총재로 선출하는 것은 뛰어난 선택”이라면서 “IMF 60년 역사에 첫 여성 수장이 등장하는 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라고 밝혔다.

유럽권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여타 지역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이날 이례적으로 공동성명을 내고 유럽과 미국이 오랜기간 IMF와 세계은행 총재 자리를 나눠먹기 식으로 차지해 온 것에 대해 비난했다. 

두 나라는 성명에서 “신의와 신뢰, 정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적에 관계없이 가장 경쟁력 있는 인물이 선출될 수 있도록 공개적이고 투명한 인선이 이루어져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중국을 비롯해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여타 신흥국의 대표들도 자국에서 최초로 IMF 총재가 나올 수 있도록 공개적인 후보 선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신흥국들은 최근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면서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도 커졌다. 하지만 이런 신흥국들이 내세우는 후보는 하나로 응집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 신흥국에서 후보로 내세운 인물만 해도 여러명이다. 

멕시코 중앙은행장인 아구스틴 카르스텐스와 몬텍 싱 알루왈리아 인도 국가기획위원회 부위원장, 트레보 마누엘 남아공 전 재무장관, 폴란드의 시장경제 이행을 감독한 레스젝 발세로위츠 등이 거론됐다. 터키의 케말 데르비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주까지만 유럽 이외 권역에서 강력한 총재 후보로 많이 거론됐지만 지난 20일 스스로 이 자리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이달 26~27일 프랑스 도빌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서 IMF 후임 총재 인선문제도 협의할 계획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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